두 청춘이 있다. 대학생 현지(배주현)는 아나운서 지망생이다. 기자였던 아버지처럼 언젠가 멋진 보도를 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지만, 혼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현지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람(신승호)은 씨름 선수다. 천하장사 성민과 친형제 못지 않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성민이 씨름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이에 충격을 받은 우람은 씨름을 그만둔다. 이후 이태원 트랜스바에서 일을 시작한 우람은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현지를 마주한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현지와 운동을 그만두고 바에서 험난한 심부름일을 하는 우람, 두 남녀는 각자의 위치에서 아등바등하다가 우연한 만남을 거듭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더블패티>는 현지와 우람, 두 사람의 사연이 교차로 전개되는 청춘 드라마다. 두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전형적인 로맨스물이라기 보다 현실에 치여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받는 건전한 관계를 그려낸다.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는 현실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다. 다만 우람이 현지가 일하는 햄버거 가게에 계속 들르면서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의 관계가 형성되는데, 그 과정을 우연에 기대는 부분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져 아쉽다.
<더블패티>는 아이돌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이 자신의 본명인 배주현으로 연기에 처음 도전한 영화다. <창간호>(2018), <첫잔처럼>(2019) 그리고 최근 극장 개봉한 <큰엄마의 미친봉고>를 연출한 백승환 감독의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