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결에 찍은 사진에 UFO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면, 1990년대나 지금이나 당신은 단 한 사람을 찾아갈 것이다. 케임브리지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현재 우석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이자 국내 3대 UFO 전문가로 꼽히는 맹성렬 교수. 세기말적 기운에 따라 UFO에 흥미를 가졌고 1995년 <UFO 신드롬>이란 대중 서적을 발간했던 그는 여전히 UFO에 붙들려 있다. <UFO 스케치>는 맹 교수가 UFO를 직접 봤다고 주장하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사례를 수집하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맹 교수는 진심과 본의가 의심당할까 허둥지둥 설명하는 목격자들의 말을 차분하게 듣고 과학적 타당성을 가려내는데, 학자로서의 그의 태도가 무엇보다 빛난다.
<UFO 스케치>는 단순한 인물 다큐멘터리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UFO 전문가인 지영해 옥스퍼드대학교 교수와 맹 교수의 불꽃 튀는 대담까지 담아내며, UFO라는 소재 역시 가볍게 다루지 않는다. UFO와 잘 어울리는 매체 음악가 박승순의 멜로디도 인상적이다.
<UFO 스케치>는 촬영감독 출신 김진욱 감독의 첫 번째 장편다큐멘터리로, 2020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 시네마 부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비경쟁부문 오픈시네마, 춘천영화제 경쟁부문 한국독립 SF에 초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