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아이' 김보라 촬영감독 - 영화에 필요한 올바른 시선을 고민한다
2021-03-08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아이>는 여성들의 자립과 동행, 연대를 그린 영화다. 배우 김향기가 보호종료아동이자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아영을, 류현경이 아영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 나가는 싱글맘 영채를 연기한다. 영화는 일보 후퇴하더라도 이보 전진하는 아영의 꿋꿋한 삶의 태도를 따라간다. 카메라도 내내 인물들을 따라 움직인다. 아영과 영채, 두 사람의 일렁이는 마음과 엇박자 걸음을 묵묵히 따라간다. 김보라 촬영감독에게 <아이>는 움직임이 중요한 영화였다. 일부를 제외하고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을 핸드헬드로 찍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계속 움직여야 하는 영화라는 걸 알았다.”

김현탁 감독과 촬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언급한 영화 중엔 자크 오디아르의 <러스트 앤 본>이 있었다. “한 호흡으로” 쭉 공간과 인물을 촬영하는 방식에서 레퍼런스가 된 작품이다. 이외에도 김보라 촬영감독은 어떤 느낌의 핸드헬드가 좋을지 고민하며 <내일을 위한 시간>이 인물의 감정과 표정을 보여주는 방식,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와 안드레아 아놀드의 <피쉬 탱크>가 보여주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살폈다. 아기띠와 요가 밸런스 볼을 활용하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핸드헬드의 느낌을 다양하게 구현하기도 했다.

<아이>는 김보라 촬영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그는 취미로 필름 카메라를 만지다 16mm 영상 워크숍을 들었고, 충무로 상업영화 현장에서 촬영조수로 일하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촬영을 공부했다. 아카데미 동기인 조영직 촬영감독의 연락을 받고, 여성 촬영감독을 찾던 <아이>팀과 미팅을 가진 뒤 영화에 합류했다. “가끔 여성 서사에 여성의 시선이 필요해 여성 촬영감독과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여성의 시선이라는 게 뭘까. 요즘은 여성의 시각을 넘어 영화에 필요한 올바른 시선을 고민하고 있다.”

촬영감독으로서 장편 데뷔는 늦었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언젠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단편영화만 계속 찍어야 한대도 영화를 하고 싶니?’ 대답은 ‘하고 싶다’였다.” 조바심을 버리니 <아이>라는 영화가 찾아왔다. 그의 꿈은 “오래도록 촬영 일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쇼생크 탈출> 같은 영화를 찍어보는 꿈도 함께 꾼다.

That's it

아이패드

“노트북에 정리한 내용과 수첩에 적은 메모를 일원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아이패드를 샀다. 엑셀에 정리한 일정표도 볼 수 있고, 순간순간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그릴 수도 있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Filmography

촬영 2021 <아이> 2019 <파출부>(단편), <밸브를 잠근다>(단편) 2017 <너와 극장에서: 극장쪽으로>(옴니버스 중 1편) 2013 <오징어>(단편) 2011 <고백>(단편)

B카메라 2020 <인간증명> 2016 <죄 많은 소녀> 2010 <미스진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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