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회사에서 IT 엔지니어로 일하는 페이리(리홍기)는 성실하고 근면하지만, 존재감도 인기도 없는 평범한 ‘공구’ 같은 남자다. 그는 환한 미소와 친절함으로 회사 내에서 인기가 좋은 동료 시만(안젤라베이비)을 남몰래 짝사랑 중이다. 한 발짝 멀리서 시만을 지켜보며 마음을 키워가던 페이리는 어느 순간부터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페이리와 시만은 회사 동료들과 함께 포상 휴가를 받아 핀란드로 여행을 떠난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것도 잠시,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시만을 구한 페이리는 의사로부터 그녀가 일시적 기억상실증에 걸렸음을 전해 듣는다. 페이리는 내일이 되면 오늘을 기억하지 못할 시만과 함께 핀란드 여행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경험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내일도 우린 사랑하고 있을까>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짝사랑과 기억상실증이라는 로맨스영화의 흔한 소재를 핀란드라는 이국적인 무대 위로 가져와 나름의 색채를 더했다. 풋풋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두 주인공의 감정선이 배우들 고유의 이미지와 어우러지며 흥미를 끌지만, 그 이상의 감흥을 불러일으키진 못한다. 극이 진행되며 스토리의 진부함이 극대화되고, 기억을 잃은 상대와 시한부 데이트를 즐긴다는 설정의 활용법 또한 결과적으로 단조로운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