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화계에도 여성 창작자들을 향한 ‘빵과 장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지난 3월 4일, 넷플릭스는 차세대 여성 스토리텔러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글로벌 TV 부문 총괄 벨라 바자리아는 인종 및 문화적 다양성 증진을 위한 창작발전기금을 조성해 향후 5년간 매년 2천만달러를 투자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차세대 여성 스토리텔러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500만달러에 달하는 해당 프로그램에는 여성 각본가 및 제작자들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워크숍과 콘텐츠 제작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덕션 기회 등이 포함된다.
그는 한국 여성 최초로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 코미디언 박나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멕시코 선주민 여성 <로마>의 얄리트사 아파리시오 등을 언급하며 “넷플릭스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회를 차세대 여성 스토리텔러에게 열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각종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도 여성감독의 후보 지명 비중이 늘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9일, 미국감독조합상(DGA)은 1949년 첫 시상식을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두명 이상의 여성을 감독상 후보로 올렸다.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프라미싱 영 우먼> 에메랄드 페넬 감독이 그들이다. 더불어 신인감독상 후보에는 흑인 여성감독인 <위 아 40>의 라다 블랭크,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의 레지나 킹이 포함되었다.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 또한 <노매드랜드>와 <프라미싱 영 우먼>을 작품상 후보로 지명했으며,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을 제외한 모든 감독상 후보를 여성으로 지명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을 비롯해 <베이비티스>의 섀넌 머피, <쿠오바디스, 아이다>의 야스밀라 즈바니치, <어느 소녀 이야기>의 사라 가브론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여성 창작자들에게 충분한 기회와 평가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