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암모나이트' 19세기 영국의 화석 수집가이자 고생물학자인 메리 애닝을 소재로 한 작품
2021-03-16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1840년대 영국의 한 고즈넉한 해안 마을, 고생물학자 메리(케이트 윈슬럿)는 화석 발굴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만나거나 교류하는 이도 거의 없이 어머니 몰리(제마 존스)와 단둘이 살아가는 메리의 삶은 고독 그 자체다. 어느 날, 메리는 런던에서 온 상류층 부부를 손님으로 맞이한다. 아픈 아내 샬럿(시얼샤 로넌)의 회복을 바라는 남편 로데릭은 샬럿을 메리에게 떠맡기고, 메리는 탐탁지 않은 마음으로 샬럿의 요양을 돕는다.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것에 서툰 메리와 몸과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샬럿은 처음엔 상대를 어색하게 밀어내지만, 조금씩 도움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간다. 환경, 성격, 신분 등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화석을 중심으로 뜻밖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점차 깊은 사랑에 빠진다.

<암모나이트>는 장편 데뷔작 <신의 나라>(2017)로 호평받았던 프랜시스 리 감독의 작품으로, 19세기 영국의 화석 수집가이자 고생물학자인 메리 애닝을 소재로 했다. 당대 고생물학과 지질학 발전에 기여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 등으로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메리 역은 케이트 윈슬럿이 맡았는데, 그의 정교한 연기가 영화의 전반적인 호흡과 어우러지며 적요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영화는 탄탄한 서사적 짜임새보다는 두 인물의 고독과 열망에 초점을 맞췄다. 메리를 관련 증거 없이 레즈비언으로 그려내 논란이 있었으며,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메리의 삶에서 영감을 받은 것일 뿐 전기영화가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제73회 칸국제영화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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