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가 사업에 뛰어드는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창업과 성공의 과정을 영화로 압축하면 단선적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어서다. <커피 오어 티>는 겉으로 드러난 청년과 창업이란 키워드보다 중국 대중영화에 스민 중국식 자본주의란 시각에서 봐야 하는 작품인지 모른다.
창업 실패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청년 웨이 진베이(류호연)는 옥상에서 몸을 던지려던 순간 택배 하나를 받는데, 택배를 가져온 배달원 펑시우빙(팽욱창)은 다짜고짜 고향인 윈난으로 돌아가 택배 사업을 꾸릴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진베이는 동업을 제안받아 얼결에 윈난으로 향하는데, 차 농사로 먹고사는 윈난 주민들은 온라인 쇼핑에 대한 개념과 택배의 가치 자체를 모른다. 윈난 주민을 고객으로 삼기 어려워 두 사람이 떠올린 대안은, 윈난 주민을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로 만드는 것. 상품은 차를 대신해 생산할 수 있는 커피다.
이쯤 되면 제목인 <커피 오어 티>는 서구식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느냐(커피), 옛 중국식 생활에 머물면서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느냐(차)의 문제와 연관된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영화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중국의 고유성을 해치지 않는 선을 지키는데, 중국 커피를 없애려 윈난에서 생산하는 커피와 적대적 M&A를 펼치는 대기업을 악으로 설정한다. <커피 오어 티>는 편집감독 출신 허굉우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해 중국의 국경절 연휴(10월1~7일)에 개봉해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