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채신(진성욱)은 과거 응시를 위해 홀로 여행 중이다. 하룻밤 신세를 지기 위해 방문한 집에서 영채신은 섭소천(이개형)을 만난다. 영채신이 섭소천의 미모에 홀딱 반한 동안 섭소천은 영채신을 죽일 궁리를 한다. 사실 섭소천은 남성의 정기를 빼앗아 먹는 귀신이었던 것. 처음에 섭소천은 영채신의 목숨을 앗으려 했지만 영채신의 순수한 구애에 차츰 마음을 연다. 그사이 사악한 요괴들이 등장하여 두 사람을 위협한다. 영채신은 사랑하는 섭소천의 환생을 돕고자 퇴마사 연적하(원화)와 함께 요괴들에 맞선다.
<천녀유혼: 인간정>은 홍콩 무협영화 역사의 한획을 그은 <천녀유혼>(1987)을 리메이크했다. 장국영과 왕조현의 뒤를 이어 중국의 라이징 스타 진성욱과 이개형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1980~90년대 중화권 무협 스타일에 현대 기술을 접목한다. 자욱한 안개를 가르며 활공하는 와이어 액션을 계승하면서도 CG를 가미해 볼거리의 화려함을 더한다.
정소동 감독의 <천녀유혼>은 인물들의 과거를 중요하게 다뤘으나 <천녀유혼: 인간정>은 짧게 언급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캐릭터의 깊이가 얕아지고 원작의 테마인 인과 연에 대한 은유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여성 캐릭터의 신체를 훑는 카메라와 옷매무새를 흐트러뜨리는 연출은 영화가 여성 캐릭터를 단순히 흥미 유발용으로 소비한다는 비판의 여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