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슈퍼노바' 치매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는 가족의 시선을 담은 작품
2021-05-12
글 : 배동미

<슈퍼노바>는 치매를 겪는 보편적인 커플의 이야기다. 샘(콜린 퍼스)과 터스커(스탠리 투치)는 함께한 지 20년이 지난 동성 연인이다. 치매 진단을 받은 터스커는 어느 날 샘에게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아직 증상이 심하지 않은 터스커는 온전히 자기 자신일 때 여행을 하며 떨어져 사는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은 작은 밴을 몰고 여행에 나서는데, 잉글랜드 북부의 울창한 숲과 숲 사이를 지나고, 멋진 호수 앞에 잠시 쉬어가면서 여정을 이어간다. 먼저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여행을 제안한 터스커. 하지만 여행이 길어질수록 샘이 운전대를 잡는 날들이 많아진다.

<슈퍼노바>는 치매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는 가족의 시선을 담은 작품으로, 치매를 극적으로 재현하려 하지 않는다. 자연과 인물을 고르게 관조하는 카메라의 태도 역시 작품의 이런 결과 닮아 있다. 그 가운데 스탠리 투치와 콜린 퍼스란 근사한 두 배우의 우정과 도전이 빛난다.

두 사람은 영화 <컨스피러시>(2001)의 인연을 기점으로 20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샘에게 여행을 제안하듯, 콜린 퍼스에게 <슈퍼노바> 캐스팅을 제안한 사람은 스탠리 투치였다. 2018년 암으로 아내를 잃은 스탠리 투치는 <슈퍼노바>의 시나리오에 단번에 매료되어 콜린 퍼스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건넸고, 신예감독 해리 맥퀸에게 완벽한 캐스팅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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