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코로나19 상황에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이한 미국 극장가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선전에 환호하는 중이다. 2020년 3월 20일 개봉예정이었으나 1년2개월을 기다려 지난 5월 28일 개봉했으며, 개봉 전부터 첫주 수입이 6천만달러로 예상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북미 지역 3726개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난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첫 주말 사흘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약 4740만달러, 5월 31일 메모리얼 데이까지 더한 나흘간 수입은 약 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인디와이어>는 “<고질라 VS. 콩>을 제외하면 지난 15개월 동안 개봉한 영화들이 미국 내에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개봉 성적이) 높다. <테넷>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를 포함해도 그렇다”라고 정리했다. 지난 15개월과 비교하면 영화관 수가 늘어났으니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할리우드는 이를 기점으로 영화산업의 회복이 시작되리라고 기대하는 중이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3억4095만달러를 벌어들인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빠르게 제작이 결정됐던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 록다운이 실시됨에 따라 개봉 직전에 개봉이 취소된 비운의 영화이기도 하다. 전편에 이어 2편에서도 각본, 연출, 출연까지 1인3역을 소화한 존 크래신스키는 당시 영화 홍보를 위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했으나 결국 녹화분이 방영되지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LA의 한 대형 옥외광고판에는 2020년 3월 개봉을 앞두고 설치됐던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포스터가 상당히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 탓일까, 상황이 좋아지면 곧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이 영화의 개봉은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터> 등은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개봉 성적을 바쁘게 전하며 4740만달러, 5700만달러 등의 숫자가 의미 있는 이유를 “팬데믹 이전과 유사한 수준의 개봉 성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미국 영화산업, 극장산업에 청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선전에 힘입어 개봉이 지연됐던 영화들이 천천히 극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콰이어트 플레이스2>와 같은 날 개봉한 디즈니의 <크루엘라>는 개봉 첫 주말 사흘 동안 2130만달러의 극장 수입을 벌어들였다. <크루엘라>는 팬데믹 동안 디즈니 영화들이 디즈니+의 프리미엄 액세스를 통해 극장 개봉과 동시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됐던 것처럼 29.95달러만 더 내면 관람이 가능했다. 반면 파라마운트 스튜디오는 영화관에 좀더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최근 파라마운트+라는 전용 스트리밍 플랫폼을 론칭했으나,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극장과 부가판권 시장 사이의 기간인 45일을 지켜 오는 7월 12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