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 서머 스페셜이 6월 9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 영화 관계자,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만 열렸지만, 이번엔 레드 카펫을 비롯해 참가 영화팀, 일반 관객을 위한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마련된다. 한편 이번 여름판 베를린영화제가 성사되기까지 조마조마한 날들이 이어졌다. 당시 독일 내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육박해 식료품점을 제외한 식당, 카페, 상점이 문을 닫고 야간 외출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오랜 기간 엄격한 봉쇄의 효과였는지 다행히 5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감소해 5월 말엔 봉쇄가 풀렸다. 하지만 베를린영화제는 영화관 대신 야외 상영을 택했다. 상영 장소도 16군데로, 베를린 전 지역에 걸쳐 여기저기 떨어뜨려놓았다. 영화도 기존엔 400편이 넘었지만 이번엔 126편만 상영한다. 30만장에 달했던 티켓도 6만장으로 줄였다. 또 영화를 보려면 코로나 테스트 음성 확인증이나 예방접종 확인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의 중심지는 포츠다머 플라츠가 아니라 박물관섬이다. 바로크와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을 배경으로 한 유서 깊은 유적지이니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멋진 장소다. 이곳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여름밤의 베를린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관객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올해는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독일 수작들이 풍성하다. 경쟁작 15편 중 4편이 독일영화다.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과 마리에테 리센베크는 “오랜 휴지기 끝에 드디어 함께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영화인들을 초대해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개막작은 케빈 맥도널드 감독의 <모리타니안>이다. 조디 포스터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았다. 감독과 배우들은 화상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3월에 이미 발표된 영화들에 대한 시상식은 6월 1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