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빈번한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영화와 TV 산업은 현재 대여할 스튜디오와 장비가 부족할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영국 정부가 500만파운드(약 78억6천만원)를 투자해 세운 ‘영화와 TV 재시동 계획’ 덕분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국에서 촬영되는 작품이 코로나19로 인한 제작 중단 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영국 정부가 이를 보상하는 보험사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이 정책을 통해 영국 정부는 현재까지 200개 이상의 작품을 지원했고, 약 2만4천개의 일자리를 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영화와 TV 산업에 투자된 전체 비용은 2019년 대비 5분의 1로 줄었지만 영국 정부의 ‘영화 및 TV 산업 활성화’ 정책이 발효된 지난해 4분기는 오히려 투자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이들 산업에 투자된 비용은 약 12억파운드로,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비용이다.
영국 정부의 혜택을 받은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위쳐> 시리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더 배트맨> <신비한 동물사전3> <미션 임파서블7> 등이 있다. 영국 각지를 배경으로 촬영되고 있는 <미션 임파서블7>의 경우, 지난 6월 초 스탭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약 10일간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촬영 중단에 따른 손실은 영국 정부가 보상한다.
한편 전례 없는 호황으로 인한 부작용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들이 영국을 주요 촬영지로 선택하면서, 촬영 스튜디오 및 카메라, 조명 등의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돌드리 감독의 <BBC> 영화 <투게더>의 가이 힐리 프로듀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런던이나 런던 근교 어디에도 램프나 발전기가 한대도 없어 한때 우리는 동유럽에서 이를 들여오려고도 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