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모가디슈' 박경혜…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면
2021-08-19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박경혜는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씨네21>에 실린 <모가디슈> 기사들을 전부 읽고 왔다”고 말했다. 그런 성실한 태도는 영화 <모가디슈> 속 박지은 사무관을 쏙 빼닮았다. 박지은은 주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에서 통역 업무를 맡은 사무관이다. 알이 큰 안경 때문에 모범생 같은 인상을 준다. 내전이라는 극한상황에서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책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경혜는 독립영화 <애드벌룬>으로 연기 경력을 시작한 뒤 드라마 <도깨비>에서 처녀 귀신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렸으며 이후 <메기> <꿈의 제인> <1987>에 출연했다.

류승완 감독 ‘찐’팬이다. 감독님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최근 다시 봤던 작품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부당거래>다. 출연 제안을 받고 감독님의 실물을 뵙는다고 하니 너무 떨렸다. 외유내강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박지은 통역 담당 사무관. 한국 대사관의 막내 직원으로서 업무에 다소 미숙한 점도 있지만 책임감이 강해 혼란스러운 상황도 잘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1993년생 영화의 배경인 1990년은 태어나기 전이다. 감독님과 제작진이 건네준 레퍼런스 자료들을 보거나 그 시대의 소품 몇개를 구입하며 어떤 시대인지 알아갔다.

알이 큰 안경 1990년대 스타일을 참고해 나온 소품. 외교관이 되기 전 공부를 열심히 했을 것 같고 대사관 업무도 성실하게 임했을 것 같아 그런 성격을 반영하려고 했다. 단발머리 또한 모범생 같은 설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의상과 소품을 처음 입었을 때 머릿속에서 그렸던 박지은의 모습과 딱 맞아떨어져서 감격했다.

영어 박지은은 영어를 잘하지만 그렇다고 유학을 다녀오진 않았을 듯해 원어민처럼 유창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촬영 현장에 있는 통역 분들의 도움을 받아 생존 영어와 대사관에서 쓰는 전문 용어를 섞어 쓰는 표현 위주로 준비했다.

모로코 합숙 언제 또 해외 올 로케이션 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 싶어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촬영 내내 선배님들의 에너지를 받으며 연기했던 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촬영이 없는 날에는 모니터실에 모여 선배님들이 하는 연기를 숨죽여 지켜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동료들과 맛집을 찾아다녔고, 선배 배우들과 영화, 연기에 관한 많은 얘기를 나눴던 기억도 오래 남을 것 같다.

<애드벌룬> 연기 경력을 시작한 영화. 2011년작이라 벌써 10년이 지났다. 카메라도 연기도 모든 게 처음이라 떨렸고 많이 긴장했는데 이우정 감독님, 김현석 촬영감독님의 배려를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카메라 앞에 계속 서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

처녀 귀신 <도깨비>에서 맡은 역할로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 알린 인생 캐릭터. 이후 <메기>의 방사선사, <꿈의 제인>의 나경, <1987>의 정미 등 맡은 인물 모두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 애착이 간다. 최근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모가디슈>!

연기 일지 매 작품 노트에 작업 일지를 쓴다. 감독님으로부터 받은 디렉션, 현장에서 새로 알게 된 지식, 다른 배우와 주고받은 대화 등 작업하면서 듣고, 느꼈던 것들을 차곡차곡 기록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 전작을 기록한 일지를 훑어본 뒤 새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할지 정리한다. 20대 중반부터 일기 쓰듯이 기록했는데 이렇게 정리하면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영어 노트 외국어 공부를 좋아한다. 소통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언어 공부가 재미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 영어 수업을 들으며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다. 연기 일지를 쓰듯이 영어 노트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공부한다.

<씨네21> 표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면 1316호 표지 모델인 김윤석, 조인성 선배님처럼 언젠가 <씨네21> 표지를 장식하고 싶다.

Filmography

영화 2020 <모가디슈> 2018 <두번할까요> <메기> <다시, 봄> <내안의 그놈> 2017 <마약왕> <1987> <조작된 도시> 2016 <꿈의 제인> 2014 <장수상회> <빅매치> 2013 <코알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2011 <애드벌룬>

드라마 2021 <간 떨어지는 동거> 2019 <청일전자 미쓰리> <국민 여러분!> <진심이 닿다> 2018 <복수가 돌아왔다>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 2017 <저글러스> <조작> 2016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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