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공작조: 현애지상' 4명의 특수요원이 일본에 맞서 수행하는 비밀임무
2021-09-10
글 : 오진우 (평론가)

하늘에서 하얀 눈과 함께 4대의 낙하산이 숲속으로 내려온다. 무사히 착륙한 이들은 소련에서 훈련받은 중국의 특수요원이다. 이들이 수행할, 새벽을 뜻하는 ‘우트라’ 작전은 일본이 만든 비밀 처형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왕쯔양을 찾아 그를 출국시켜 국제사회에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작조 대장인 장셴천(장역)은 2개 조로 팀을 나눠 하얼빈으로 이동하자고 말한다. 같은 조가 된 장셴천과 샤오란(류하오춘)은 기차역으로 가기 전 접선 장소에서 다른 요원들을 만난다. 하지만 이들은 동지가 아닌 괴뢰정권인 만주국의 하얼빈 특별경찰청에서 나온 특무원이었다.

<공작조: 현애지상>은 1930년대 중국 하얼빈을 배경으로 4명의 특수요원이 일본에 맞서 비밀임무를 수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첩보물이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영화는 보여줄 것을 적절히 통제함으로써 서스펜스를 차근히 쌓아가는 연출을 선보인다. 기차를 타고 적진으로 잠입한다는 설정에서 영화는 <밀정>을 연상시키는데 차이점은 <밀정>의 이정출(송강호)과 비슷한 역에 해당하는 저우이(위허웨이)에 있다. 이정출이 친일과 항일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면, 저우이는 의심을 사지 않게 자신의 동료마저 총으로 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철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감독의 전작 <원 세컨드>에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류하오춘도 호연을 펼치며 공리, 장쯔이, 주동우를 이을 감독의 새로운 뮤즈로 기대를 모은다. <공작조: 현애지상>은 <인생> <영웅> 등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낸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첫 스파이영화로 정두홍 무술감독, 조영욱 음악감독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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