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수색자' 군대에서 벌어진 죽음의 진실
2021-09-24
글 : 남선우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군무 이탈 체포조를 통해 군대 내 부조리를 환기한 데 이어 <수색자>는 강성구 대위(송창의)를 앞세워 군대에서 벌어진 죽음의 진실을 추적한다. 강성구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지만 군납 비리를 파헤치다가 윗선에 찍혀 만년 대위에 머무르게 된 인물. 전역을 20일 앞둔 그는 DMZ 인접 부대에 파견된 교육장교 임소연 중위(도은비)의 자살 사건 보고서를 작성한다. 임소연 중위가 남긴 메모를 본 강성구 대위는 임 중위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3소대에서 있었던 또 다른 자살 사건의 경위를 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임 중위가 죽던 밤, DMZ로 도주한 탈영병 수색에 나선 3소대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다.

강성구와 임소연의 입을 빌려 드레퓌스 사건을 몇 차례 언급하는 <수색자>는 언젠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영화는 꼬인 실타래를 풀듯 군대 내 성폭력, 가혹행위, 의문사 등 과거의 사건을 되감아 내보인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광기에 휩싸인 군인들의 모습을 공들여 묘사한다. 그러나 반전을 스릴러적 장치로 내세워 사건을 비트는 시도는 구조적 문제를 지우고 메시지를 퇴색시키는 감이 없지 않다. 영화 후반부에 발생하는 다수의 죽음이 서사를 매듭짓기 위해 도구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는 의문이 뒤따른다. 광고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민섭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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