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Hot in Day, Cold at Night
박송열/한국/2021년/90분/한국영화의 오늘-비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젊은 부부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보내며 각자 구직 활동 중이다. 영태(박송열)와 정희(원향라), 작은 것에도 기뻐할 줄 알고 만족할 줄 아는 이 도덕적인 부부의 상황은 그러나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희는 생활비가 빠듯해지자 남편 몰래 사금융에서 돈을 빌리고, 영태는 믿었던 선배에게 빌려준 카메라를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놓인다. 그런데도 부부는 인간의 존엄과 신뢰와 도리를 생각한다. 빌린 카메라를 팔아버렸다는 선배에게 카메라값으로 300만원을 받은 영태는 어쩐지 돈을 너무 많이 받은 것 같다며 100만원을 다시 돌려주는 인물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비극적 상황도 희극으로 승화하는 웃픈 코미디다. 실제 부부인 박송열, 원향라가 함께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고, 극중 부부를 연기하는 두 사람의 극사실주의적 연기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