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노회찬6411' 우리 시대 진보의 파수꾼, 노회찬의 다큐멘터리
2021-10-13
글 : 김현수

그에게는 우리 시대 진보의 파수꾼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고 노회찬 의원의 3주기를 맞아 한국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에 한획을 긋고 떠난 그의 행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 <노회찬6411>은 노동자로서의 삶과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구분 짓지 않고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노회찬 의원의 일대기를 다룬다.

그가 남긴 방송 출연, 인터뷰 영상 등의 기록물과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동운동에 뛰어든 대학교 시절, 긴 수배와 수감 시절을 거쳐 진보정당 설립을 추진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활동을 이어나갔던 그의 행적을 되짚는다. 생전에 노 의원은 사적인 기록을 남기지도 않았고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개인 신변에 관해 이야기하는 성격이 아니었던 까닭에 그의 내밀한 영역을 들여다볼 자료는 충분치 않다. 평생 취미로 즐겨왔던 첼로를 켜는 일상적인 모습조차 영상으로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연대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노회찬의 일대기 뒤에는 20세기부터 지금에이르는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삼성 X파일을 공개했고 진보신당 창당에 앞장섰으며 여러 정치 프로그램에서 유머러스한 언변을 선보였던 그가 가장 환하게 웃던 순간은 시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때였다. 이 영화의 제목과도 연관이 있는 6411버스 노선에 얽힌 2012년 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도 다시 만날 수 있다.

패션업계의 노동 행태에 맞선 젊은이들을 다룬 <미스터 컴퍼니>, 제주 최초 여성 도지사에 도전한 고은영씨에 관한 영화 <청춘 선거>의 민환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노회찬6411>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지원작이며 1만2천여명의 시민 참여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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