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런던] 공포영화 시리즈 <나이트메어> 속 무대와 같은 이름의 ‘엘름가’의 주택 가격
2021-11-08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집값이 싸다면 귀신도 괜찮아
<나이트메어>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우드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 엘름가에 살고 있는 10대들이 불에 탄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에게 꿈속에서 살해된다는 내용의 공포영화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많은 공포영화 팬들이 최고로 꼽는 작품 중 하나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요크셔 빌딩 소사이어티(YBS)가 내놓은 흥미로운 분석 결과는 프레디 크루거의 악몽이 스프링우드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영국에서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 조사에 의하면 1984년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가 개봉한 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국 전역의 ‘엘름가’라는 이름의 도로에 위치한 집들이 ‘미신적인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엘름가에 위치한 주택은 같은 우편번호를 사용하는 지역 평균보다 약 42%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YBS는 지역 평균보다 최대 70%가량 저렴하게 팔리고 있는 주택도 있다고 밝히며, 더럼주 엘름가에 있는 집들의 평균 판매가를 공개했다. 이들 집들은 지역 평균 가격인 10만5514파운드(약 1억7천만원)보다 무려 7만4204파운드(약 1억2천만원)가 낮은 3만1310파운드(약 5천만원)에 팔렸다는 것. 그 밖에 엘름가가 위치한 랭커셔의 번리 지역,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베리와 에클스 지역의 주택들도 지역 평균보다 61%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YBS는 <엑소시스트>와 <아미타빌 호러>와 같은 유명 공포영화에 등장한 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사례도 함께 소개하며, 이는 ‘할리우드 역사의 한 부분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상당수 영화광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YBS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지난 10월 31일 엘름가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인터뷰하며, ‘엘름가’에서 사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베리 지역의 엘름가에 살고 있는 28살의 에밀리 스콧은 “주변 친구 중 누구도 <나이트메어>에 대해 알고 있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영화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 이들도 있는 셈이다.

핼러윈을 맞아 오피니엄사에서 진행한 또 다른 설문 조사는 가격이 저렴하다면 ‘미신’은 크게 상관없다는 실제 구매자들의 속마음을 보여줬다. 조사에 참여한 영국 성인 10명 중 약 6명이 “귀신이 출몰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더 저렴하다면 주택을 구매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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