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플랫폼을 가로질러 확장된 스토리로
2021-11-26
글 : 임수연
사진 : 오계옥
오은영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도깨비 환관> 박주영 작가·<독립그녀> 오유경 작가·<두 개의 태양> 최수진 작가

2021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오리지널 IP 프로젝트에 지원한 박주영·오유경·최수진 작가는 모두 영화 시나리오를 제출했다가 멘토들이 드라마 확장 가능성을 발견한 경우다. 세 사람은 각각 김종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팀장,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선중 로드픽처스 대표에게 멘토링을 받았다.

오유경·최수진 작가, 오은영 교수, 박주영 작가(왼쪽부터).

작가 세분은 원래 어떤 작업을 했나.

오유경 혼자 습작을 할 때는 드라마 대본을 계속 썼다. 그러다 2부작으로 쓴 드라마 대본을 영화로 바꾸기도 하고, 영화나 6부작 시리즈, 30분짜리 숏폼도 많이 썼다.

최수진 영화 연출을 전공했지만 10대까지는 만화가와 애니메이션 감독이 꿈이었다. 그때 욕망이 지금 아이템(판타지 액션 <두 개의 태양>)을 만들면서 나온 것 같다.

박주영 원래는 웹툰 회사에서 무협만화 시나리오 대본만 작성했다. 그러다보니 생동감 있는 게 쓰고 싶어서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를 가리지 않고 쓰게 됐다.

오은영 교수는 총괄 책임자로서 이들의 아이템에서 어떤 가능성을 봤나.

오은영 다양한 사건과 신선한 스토리를 유도할 수 있는 주인공의 강력한 캐릭터 그리고 상상력이 돋보이거나 굉장한 현실 반영으로 사회적 공감이 형성될 수 있는 세계관이 있다면 매체 면에서도 지역 면에서도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다. <도깨비 환관>이나 <두 개의 태양>은 굉장히 한국적인 판타지 장르이고 <독립그녀>는 그냥 요즘 우리 시대의 일이라 범세계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트랜스미디어를 염두에 두면 시나리오 개발이 어떻게 달라지던가.

최수진 상상에 제약을 두지 않은 게 가장 컸다. 단편독립영화를 찍을 때는 항상 제작비를 생각했는데 창의인재동반사업 과정을 거칠 때는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안될 거라고 생각했던 시나리오도 충분히 실사화될 수 있다.

피칭할 때 보니 다들 가상 캐스팅부터 시작해서 레퍼런스 이미지를 굉장히 구체적으로 제시하던데.

오유경 아무래도 멘토님이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를 하셔서 8월부터 어느 배우를 염두에 둘 것이냐고 계속 물었다. 배우 리뷰도 직접 받았다. 배우를 생각하며 글을 쓰니 글도 좀더 쉽게 풀렸다.

최수진 평소 어떤 피칭을 들을 때 집중이 되고 집중이 되지 않는지 멘토님에게 많이 여쭈어보았다. 말을 많이 하면 안된다더라. 그래서 원고를 쓴 후 그것을 줄이는 작업을 굉장히 오랫동안 했다. PPT에 넣은 이미지는 핀터레스트에서 찾은 후 색을 입힌 거다,

박주영 이미지가 많아야 보는 사람도 편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캐릭터 설정과 이미지가 맞는 배우들을 찾아 발표 자료를 구성했다.

예전엔 작가가 먹고살기 힘든 직업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이지만, 원천 IP의 중요도가 강조되면서 무궁한 가능성을 가진 직업군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듯하다.

박주영 돈만 생각하면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아직 어려서(만 24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은 이유로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최수진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선택한 길이다. 그냥 노동에 대한 합당한 결과만 받았으면 좋겠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작가가 되고 싶다.

오유경 20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 포기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웹툰 원작 영화와 드라마들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예전에 비해서는 말리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가능성이 열려 있는 직업이라는 말을 듣는다. 지금은 주변에서 많이 응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