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되는 일 없이 무료하게 살아가던 회사원 건평(조한선)은 어느 날 어린 시절 다니던 고향의 택견 도장 ‘진약사’를 방문해 오랜 스승을 만난다. 스승으로부터 도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평은 얼마 뒤 그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큰맘 먹고 진약사를 다시 찾은 건평은 스승이 남겨놓고 간 ‘인의 탈’, 즉 타이거 마스크와 편지 한통을 발견한다. “고독하고 험난한 길이겠지만 네가 그 길을 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약사를 지켜달라는 스승의 유언에 따라 건평은 새로운 타이거 마스크가 되기로 결심한다. 한편 한국의 혈을 막으려는 한국계 일본인 윤성은 회장(강별) 일당이 진약사를 호시탐탐 노리고, 건평은 예법을 체득하며 타이거 마스크가 지닌 신비로운 힘을 활용해 그들과 맞서 싸우고자 한다.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K히어로’의 탄생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듯하다. 우리 전통 무예인 택견 도장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타이거 마스크라는 범상한 소재만큼 문제가 되는 것은 액션으로서도 코미디로서도 마땅한 쾌감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투 장면엔 긴박감이 부족하고, 이따금 웃음을 자아내려는 대사들은 조화롭게 녹아들지 못한 채 어색하게 부유한다. 일본인 악당과의 대결, 정체를 숨긴 영웅이라는 설정 또한 다소 고루한 인상을 남긴다. 전반적으로 조악한 만듦새도 아쉬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