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TREAMING]
가족 실종 또는 납치 사건 '진범인 플래그' 外
2022-01-21
글 : 김성찬 (영화평론가)

<진범인 플래그>

감독 사쿠마 노리요시, 나카지마 사토루, 고무로 나오코 | 왓챠

물류 회사 샐러리맨 료스케는 아내, 딸, 아들과 함께 새로 지어질 집을 기대하며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가족이 실종되면서 그의 꿈은 산산조각 난다. 실종이 납치 사건으로 바뀌고, 사태는 더욱 악화된다. 자신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대중의 관심도 버거운데, 주변 사람들 역시 하나같이 수상하기만 하다. 그는 상황이 모두 끝나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절망스럽기만 하다. <드라이브 마이 카>의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료스케를 연기한다.

<덩케르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넷플릭스, 시리즈온, 웨이브

크리스토퍼 놀란의 차기작 <오펜하이머>를 기다린다면 OTT에 등장한 그의 역작 <덩케르크>를 재관람하는 것으로 초조한 마음을 달래도 좋겠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충분히 목격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집착의 근원적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됭케르크 철수 작전’을 다룬다. 지상과 해양, 그리고 공중의 각기 다른 시간대가 교직하면서 탄생하는 특유의 시간성은 그의 초기 영화가 주었던 감흥에 다다르게 한다. 영화가 품은 단순함이 영화 관람의 의지를 되살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

<오자크> 시즌4

크리에이터 빌 더뷰크, 마크 윌리엄스 | 넷플릭스

순진했기 때문일까. 시카고의 재무 컨설턴트 마티에게 멕시코 카르텔의 검은돈을 세탁하는 일은 약간의 스릴을 즐기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동료가 그 돈을 빼돌리기 전까지는. 미주리주 오자크에서 확실한 돈세탁을 약속하면서 마티 가족은 잠시 목숨을 보전한다. 그러나 돈세탁 계획은 쉽게 풀리지 않고 가족은 매번 위기에 처한다. 시즌2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며 숨을 돌리나 싶을 때 FBI의 전담 마크를 당하고, 시즌3에서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역설적으로 혈육을 살해한다. 체념만 남은 마티의 가족이 택할 운명은 무엇인가.

<라스트 나잇 인 소호>

감독 에드거 라이트 |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

음향 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에드거 라이트의 신작을 관람하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그의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리듬감 있는 편집 음악을 자랑한다. 감독은 관객을 1960년대 런던 소호로 데려가 그 시절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이번에는 스릴러, 호러와 만나면서 불거지는 화학작용이 주목을 끈다. 경이로움에서 공포로 변질되는 구도는 학대받는 여성을 응원하다 뒤틀린 심사를 거절하는 전개와 포개지며, 관객은 다양한 의미에서 롤러코스터를 탄다.

<지금 우리 학교는>

감독 이재규, 김남수 | 넷플릭스

이번에는 학교다. 그간 K좀비는 열차에서, 근미래 황폐한 서울에서, 과거 조선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등장했다. 단기간에 집중돼 다뤄지는 탓에 피로감이 쌓인 관객에게 학교는 최후의 전선이 될지 모른다.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방안은 청소년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다. 감독은 청소년의 시점에서 어른다움과 인간다움을 되묻고 싶었다는 연출의 변을 남겼다. 원작 웹툰의 설정도 다소 바뀌었다. 동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 바이러스 창궐을 학교 내부로 옮겼다.

<티탄>

감독 줄리아 뒤쿠르노 | 왓챠

지난해 칸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티탄>을 안방에서 볼 수 있다. 영화는 새로운 문법으로 가득하다. 잔인하고 참혹한 광경 아래 흐르는 듣도 보도 못한 영상 언어는 관객에게 생경함을 안겨주며 혼돈으로 몰아넣는다. 칸이 황금종려상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기계 또는 금속에 매혹된 알렉시아와 그를 실종된 아들이라고 의도적으로 오인하는 뱅상의 행보를 따라가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새로운 인식을 필요로 하는 세상이 도래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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