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개최되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후보 명단이 현지 시각으로 2월8일 오전에 발표됐다. 최다 후보 지명작은 제인 캠피언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조연상, 각색상을 포함한 총 12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은 감독상 제외하고 작품상, 각색상, 음악상, 미술상 등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지컬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케네스 브래나 감독이 연출한 <벨파스트>가 각각 7개 부문 후보에 지명돼 노미네이션 수로는 공동 3위에 올랐다. 윌 스미스가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자매를 키워내는 아버지를 연기한 <킹 리처드>는 6개 부문, <돈 룩 업>과 <드라이브 마이 카> <나이트메어 앨리>는 각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 파이널리스트를 보니 예상을 빗나간 결과들이 눈에 띈다. 우선 <듄>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감독상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과 골든글로브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 후보로 선정된 <하우스 오브 구찌>의 레이디 가가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리코리쉬 피자>를 통해 단숨에 주목받는 여배우로 떠오른 알라나 하임이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022년 오스카 최종 후보 리스트를 두고 예상과 다르게 지명된 후보와 누락된 후보를 언급했는데, 레이디 가가, 알라나 하임, 드니 빌뇌브의 후보 누락 외에도 <스펜서> <리코리쉬 피자> <파워 오브 도그>세편의 영화음악을 만든 조니 그린우드가 한 사람당 한편의 엔트리만 가능하게 한 오스카 방침에 따라 <파워 오브 도그>로 후보에 오른 점, <텐더 바>의 벤 애플렉, <리코리쉬 피자>의 브래들리 쿠퍼를 제치고 <파워 오브 도그>의 제시 플레먼스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점 등을 뜻밖의 일로 꼽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1월, 올해 오스카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를 분석한 기사를 내놓았다. 2021년 오스카 시상식이 4월에 치러진 탓에 올해 오스카 시상식 출품작의 개봉 기한이 10개월로 단축된 점, 2021년 개봉작 중 절대적인 후보가 없었던 점도 오스카 트로피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다. 또한 2015년 시작된 #OscarSoWhite 캠페인 이후 아카데미측에서 인종 다양성을 보완할 수 있는 신규 회원들을 영입해온 것도 그 이유로 꼽혔다. 미국 영화산업 내 조합원 위주로 구성됐던 과거와 달리 아카데미 멤버십을 가진 해외 회원이 늘어남에 따라 할리우드 구성원이 시상식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