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배우 / <멜랑꼴리아>
이도현은 좋은 배우다. 말해 뭐해. 재능이 많다.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해석한다. 매우 좋은 눈빛과 목소리를 갖고 있어서 감정 표현이 정확하다. 시공간과 나이를 뛰어넘은 깊은 감성이 참 특별하다. 어떤 것도 돌파해서 교류가 가능하게 만드는데 그것이 진실된 것임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특히 감동이다. 도현과 연기를 하면서 선후배와 성별을 떠나 배우 대 배우로서 내가 가장 특별하게 느꼈던 것은, 진정으로 호흡하고 감정을 상승시키는 연기를 하는 순간들이었다. 경력이 많지 않은 배우들 중에는 간혹 상대배우와 호흡하는 것보다 본인 연기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현은 그렇지 않다. 뇌와 심장이 모두 열려 있어서 내 연기를 필터 없이 흡수하고 본인 연기에 깊게 더해서 내게 다시 준다. 그렇게 하나씩 감정을 상승시켜 신을 완성했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 과정들은 마치 무대 위에서 노래를 아름답게 부르는 듀엣과 같았다. 배우로서 그 짜릿했던 경험과 기억을 남겨준 이도현이라는 배우에게 나도 참 고맙다.
이응복 감독 / <스위트홈>
이도현은 <스위트 홈>에서 그린홈의 실질적인 리더 이은혁을 연기했다. 은혁은 이성적이지만 때로는 속 깊은 따뜻함을 보여주고, 감정을 최대한 숨겨서 표현하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기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 특히 초반에는 완벽한 선도 악도 아닌 캐릭터라 방향성을 잡기 어려웠을 텐데, 현장에서 디렉션을 빠르게 흡수하며 어리지만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로 촬영에 임했기에 냉철하고 현실적인 성격마저 매력적으로 소화했고, 그린홈의 진정한 리더로서 <스위트 홈>의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첫 만남은 지금처럼 많은 작품에 출연하기 전이었다. 실제 성격은 은혁과 반대로 예의 바르고 섬세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흐뭇하고 앞으로가 기대된다.
송민엽 PD / <오월의 청춘> <드라마 스페셜-스카우팅 리포트>
지금 한국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배우 중 한명이다. 이도현의 매력은 단순히 ‘잘생겼다’거나 ‘연기를 잘한다’와 같은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카메라 앵글에 들어와 있으면 계속 찍고 싶고,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계속 눈길이 간다. 카메라에 담고 싶은 연기,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연기를 한다.
그동안 2편의 작품을 같이했다. 옆에서 본 이도현은 긴 호흡을 가진 배우다. 한신을 찍더라도 2주, 3주 동안 연구하고 몸을 만든다. 백조처럼 우아해 보이지만 사실 물속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다리가 있다. 게다가 순발력과 유연함까지 있다. 며칠을 준비해온 신도 현장에서 리허설하다 보면 달라질 때가 있다. 당황할 법도 하지만 항상 감독이나 상대배우의 의견을 존중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연출자로서 감사한 부분이다.
이도현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25살이었다. 그때는 주로 동생이나 아들 역할을 맡았는데, 이제는 형이나 오빠 역할도 하게 됐다. 지금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30대, 40대가 된 이도현의 모습도 궁금하고. 살이 찐 이도현도, 흰머리가 늘고 주름이 생긴 이도현도 기대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꽤 큰 행운인 것 같다.
백남영 /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임동현(이도현의 본명) 학생은 입시 때부터 기억이 난다. 2단계 즉흥 연기 과제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 저 친구가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57기로 합격해서 굉장히 반가웠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들어오면 특히 1학년 때 약간 어깨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동현이는 전혀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다. 거들먹거리지 않고 굉장히 진중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기과에 키 크고 잘생긴 학생들은 꽤 많다. 동현이 역시 그렇지만 유달리 진지한 태도로 연기에 임했다. 배우로서 타고난 점도 있고 노력도 많이 하는 학생이었다. 나와는 <소라별 이야기>라는 연극을 함께했다. 오래전부터 공연되고 있던 작품에서 굉장히 빨리 적응하는 순발력을, 대사가 없는 똥개 역을 연기하면서 굉장히 뛰어난 몸 컨트롤을 보여줬다. 과 대표도 본인이 직접 손들어서 하겠다고 할 만큼 열정이 있었고, 동기·선후배와의 관계도 굉장히 좋았다. 특히 동기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좋은 친구로 기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