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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트리밍]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던 누군가의 인생사 '드롭아웃'
2022-05-20
글 : 이유채
디즈니+ / 감독 마이클 쇼월터, 프란체스카 그레고리니, 에리카 왓슨 / 출연 어맨다 사이프리드, 나빈 앤드루스, 스티븐 프라이 / 플레이지수 ▶▶▶▷

<드롭아웃>의 실존 인물 엘리자베스 홈스는 구글에 ‘Holmes’(홈스)를 검색했을 때 셜록 홈스보다도 상단에 표시될 만큼 유명하다. 스탠퍼드대학교를 중퇴하고 만 19살에 혈액 검사 기기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차린 그는 미국에서 제일 젊은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테라노스의 기술이 허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사기범으로 전락한다. <드롭아웃>은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던 10대 후반부터 파산을 앞둔 30대 초반까지의 홈스의 인생사를 시간순으로 재현한다. 다만 초반부터 수사받는 장면을 초반부터 삽입해 그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린 범죄자임을 분명히 한다. 덕분에 시청자는 주인공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않고 전 과정을 따라가면서 어떻게 이 대형 사기극이 10년 넘게 발각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풀게 된다.

그래서 얼마나 비슷하냐는 질문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나 시리즈에 따라붙는 질문일 것이다. 홈스를 연기한 어맨다 사이프리드는 홈스 특유의 꾸며낸 바리톤 목소리와 경직된 자세를 본뜨는 것에서 캐릭터 조형을 끝내지 않는다. 나아가 그의 텅 빈 눈빛마저도 표현해내면서 인물의 기이한 분위기까지 흡수하는 데 성공한다. 그동안 이 배우의 큰 눈이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에서 감정을 충만히 담아낸 그릇이었다는 걸 돌이켜보면 여기서 그의 무감정한 눈은 경이롭다. <드롭아웃> 프로젝트 합류에 심사숙고한 사이프리드와 달리 마이클 쇼월터 감독은 제안을 받자마자 오케이 사인을 보냈고 홈스가 장식한 <뉴욕타임스> 커버에 매료돼 그에 대한 정보를 모아왔다. <타미 페이의 눈>에 이어 다시 한번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의 연출을 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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