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TREAMING]
[리뷰 스트리밍] '더 모닝 쇼 시즌1' 외
2022-05-20
글 : 이유채 (객원기자)

더 모닝 쇼 시즌1 / Apple TV+

미국 어딘가에 일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린 여자들의 모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더 모닝 쇼>의 알렉스 레비와 브래들리 잭슨은 <드롭아웃>의 엘리자베스 홈스와 함께 이 모임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을 만한 인물들이다. 평일 새벽 3시30분 기상, 아침 뉴스쇼 공동 진행이라는 일정표를 공유하는 두 여성 앵커는 남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더 오래 일로 고통받는다. <더 모닝 쇼>는 알렉스와 아침 쇼에서 오래 호흡을 맞춰온 남성 진행자 미치 케슬러가 성범죄 혐의로 하차한 뒤의 방송국 내부를 배경으로 한다. 차기 앵커로 깜짝 발탁된 지역 방송국 기자 브래들리가 주류 방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면 알렉스는 미치 케슬러 사건에서 자신 역시 내부자로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돈 룩 업 / 넷플릭스

<돈 룩 업>은 지구가 망해가는 이야기다. 6개월14일 뒤 혜성 충돌로 지구가 박살날 거라는 과학자들의 보고를 미국 대통령은 헛소리 취급하고, TV쇼 진행자들은 가십 취급한다. 이 충돌 소식은 SNS를 타고 퍼져 세계적인 놀잇감이 된다. 사회는 종말을 믿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 혹은 아예 무관심을 택하는 쪽으로 점차 분열된다. 그리고 정재계 권력자들은 이 화두를 자기 잇속을 챙기는 데 써먹고 어쩌면 막을 수도 있었던 일은 파국을 맞는다. 끝까지 희망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때라는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편 애덤 맥케이 감독 역시 엘리자베스 홈스에 관한 이야기를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다. 여기서는 <돈 룩 업>에도 출연한 제니퍼 로렌스가 홈스를 연기한다.

석세션 시즌1 / 웨이브, Apple TV+

미디어 재벌가 이야기인 <석세션>은 인정 욕구에 목말라 아버지를 공격하는 3남1녀 대 방어하는 아버지 사이의 신경전이 대단한 작품이다. 지는 쪽은 번번이 자식들인데 자비 없는 회장 아버지에게 한번을 인정받지 못한 그들의 비꼬인 내면을 돌아가며 묘사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출연진의 연기가 훌륭한데 제레미 스트롱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아버지의 왕좌를 공격적으로 흔듦으로써 가장 심하게 부서지는 차남 역을 맡은 그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뒤통수를 맞든 자책골을 넣든 얼빠진 인물의 얼굴을 노골적으로 줌인하는 것이 <석세션>의 시그니처 촬영법이다. 이 집안 꼴 돌아가는 것 좀 보라는 듯한 카메라의 냉소적인 접근에서 이 시리즈가 그들 중 누구의 편도 들어줄 생각이 없음이 읽힌다.

십개월의 미래 / 넷플릭스, 왓챠

<안나라수마나라>를 보고 배우 최성은에게 반한 독자가 밟아야 하는 다음 스텝은 <십개월의 미래>를 보는 것이다. 최성은이 연기하는 최미래는 29살의 프로그램 개발자로, 영화는 새 생명의 축복으로 도미노처럼 붕괴되는 그의 생활을 급박하게 전달한다. 재난 경보처럼 들리는 불안한 사운드와 카운트다운처럼 보이는 대문짝만 한 임신 주차 자막은 그의 혼란한 심리 상태를 대변한다. 챕터로 나눠 자꾸 끊어지는 이야기는 임신으로 무너진 주변을 일으켜 세우느라 쓰러지기 직전인 그가 드문드문 기억하는 십 개월로 느껴진다. 거의 모두가 미래를 (예비)엄마로 여기며 그에게 포기와 체념, 사과와 변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미래를 임신하기 전과 같은 사람으로 봐주는 건 친구 김김과 그의 착잡한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카메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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