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우주인 장난감 버즈는 장난감의 주인인 앤디가 좋아하는 SF영화의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스타워즈>를 본 뒤로 <스타워즈>만 생각하고, <스타워즈>만 그릴 정도로 영화에 심취했었다는 <버즈 라이트이어>의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은 “앤디에게 <스타워즈>는 <버즈 라이트이어>였다. 우리가 그 영화를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으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버즈 라이트이어>의 아이디어를 피칭했다. 그게 지금으로부터 5년 반 전이었다고 한다.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버즈(크리스 에반스)는 우리가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통해서 익히 보아온 장난감이 아니다. 2000년에 홈비디오용 스핀오프로 만들어졌던 <버즈 라이트이어 오브 스타 커맨드: 디 어드벤처 비긴즈>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버즈 라이트이어 오브 스타 커맨드>에서 그려진 완성형의 우주 전사도 아니다. <버즈 라이트이어>의 주인공 버즈는 지구로부터 420만 광년 떨어진 행성에 고립된 동료들과 사람들을 대신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미션에 도전하는 테스트 파일럿이다. 영화는 테스트 파일럿 버즈 라이트이어가, 전설적인 우주 전사가 되기까지의 모험을 그린다.
<버즈 라이트이어>의 버즈가 장난감이 아닌 사람이라는 설정은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에게 영화의 스토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 그리고 감독은 관객에게 보편적으로 울림을 주는 동시에 버즈라는 캐릭터에 대해 감독 자신이 개인적으로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시간’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영화에서 버즈가 미션을 위해 비행하는 시간은 4분에 불과하지만, 버즈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4년이 흘러 있었다. 버즈의 미션은 실패를 거듭하고, 그사이 동료였던 알리샤(우조 아두바)는 결혼을 해서 가족을 이루며 삶의 행복을 경험한다. 버즈가 미션에 매달리는 사이 시간은 야속하게 흐르고, 어느 날 버즈는 알리샤가 떠난 빈방을 마주한다. “미래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우리가 느끼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맥클레인 감독이 이야기하는 <버즈 라이트이어>의 메시지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이 진지한 메시지와 균형을 맞추는 건 SF 액션 어드벤처라는 영화의 장르다. <버즈 라이트이어>가 표방하는 이 장르에 어울리기 위해서는 에일리언, 로봇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 작전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새로운 비행공식으로 몰래 작전을 떠나지만, 또 한번 실패하고 돌아온 버즈는 에일리언과 로봇에게 점령당한 행성을 마주한다. 이제 버즈는 로봇 고양이 삭스(피터 손), 동료 알리샤의 손녀인 이지(키키 파머), 이지의 동료 모 모리슨(타이카 와이티티)과 합심해 붙잡힌 포로들을 구하고 로봇과 에일리언을 지휘하는 우주 악당 저그 황제(제임스 브롤린)를 무찔러야 한다.
우주 전사의 탄생을 알리는 스페이스오페라 <버즈 라이트이어>는 아이맥스 상영도 고려해 편집됐다. 애니메이션영화로는 최초로 아이맥스 상영관에 맞춘 화면비율로 상영되는 장면들이 있다는데, 감독이 의도한 광활하고 투박한 우주 장면들이 어떻게 보여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