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크리틱 중심의 광장식 교육, 현장 연계형 교육을 지향한다
2022-09-05
글 : 조현나

2015년 신설된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은 내러티브 중심의 현장형 교육, 학년과 전공에 관계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광장식 교육, 연기와 연출 수업을 함께 수강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을 지향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분야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영화 제작과 관련된 현실적인 교육을 실행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학생들에게 현장 연계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의 교수진은 대부분 현직 실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이자 <여고괴담4: 목소리> <마마> <마이썬> 등을 연출한 최익환 교수, <안시성> <내 깡패 같은 애인>을 연출한 김광식 교수가 주도적으로 학과를 이끈다. 또한 최근 <승리호>로 각광받은 조성희 감독, <더 테러 라이브>의 전려경 프로듀서, 김성은 전 CJ E&M 해외영업부 부장, <초미의 관심사>의 남연우 감독,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빛나는 순간>의 양정훈 촬영감독, 영화 <룸>과 뮤지컬 <블러드 블라스트>에 참여한 이석준 배우 등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감독과 촬영감독, 배우 중심으로 강사진이 구성되어 있다.

학과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광장식 교육의 일환으로 1주차와 15주차에는 전 과목의 모든 학생과 교수가 합동 수업을 진행한다. 가령 1주차에는 수업간 합동 일정 등을 조율하고 15주차에는 전 구성원이 참여해 함께 작품을 보고 평가하는 식이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의 키 수업인 크리틱 과목에서는 3명의 교수진이 한 수업을 동시에 운영한다. 때문에 해당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여러 강사진의 관점을 다각도로 수용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학년당 한 학기에 5개의 영화를 완성해야 하므로 다양한 영화 현장에서 팀 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무 경험을 익힐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연기 전공과 연출 전공의 학생들은 서로 긴밀히 협력해 작업을 이어간다. 세부 전공에 관계없이 연기 전공도 연출 수업을, 연출 전공도 연기 수업을 수강하며 원하는 롤로서 작업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학과가 지닌 장점이다. 그 밖에 이야기 발상법, 감각과 감정, 사운드 디자인, 디지털후반작업, 프로덕션디자인, 영화배급·마케팅, 졸업공연-무대실습 등의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재학생들이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이유 중 하나는 장비과 작업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아리 알렉사 미니, 캐논 C500 등 학생들은 상업영화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들을 직접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로 구성된 기술부가 해당 장비를 관리하는데, 학과에서는 매 학기 장비 교육을 실행하며 장비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라이선스를 발급한다.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기술부의 학생들이 장비에 관한 접촉면을 늘리고, 안전한 유지와 보수가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다. 모든 장비는 라이선스 보유자 3인이 있어야 대여가 가능하다. 그 밖에 학과 내에 스튜디오, 시사실, 편집실, 마스터링룸1, 2, ADR룸, 믹싱룸, 장비실, 회의실, 액팅룸 등이 마련되어 있다.

강사진과 커리큘럼, 장비와 작업실 등이 부족함 없이 갖춰진 결과 최근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재학생, 졸업생들은 영화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16학번 정인혁 감독의 <틴더시대 사랑>은 <기생충>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필름과 배급 계약을 했으며 18학번 김민주 감독이 연출한 <성인식>은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김민주 감독은 세 번째 연출작인 <트레이드>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을 수상했다. 이지후 감독의 단편 <어쩔 수 없는, 하루와 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김소희 감독의 <해로>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

학과 및 전형 소개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2023년 수시모집에서 예체능우수인재전형으로 연기 전공 16명, 연출 전공 22명 등 총 38명을 선발한다. 먼저 연기 전공은 1단계에서 1분 내에 제시된 자료(이미지, 키워드 등)로 이야기를 만들어 한 장면을 연기하고, 해당 연기를 녹화한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한다. 1단계에선 지정연기(60%)와 학생부 교과성적(40%)을 반영해 정원의 4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선 현장에서 주어진 시나리오로 상대 배우(현장 추첨)와 함께 8분 내에 연기를 펼쳐야 한다. 2단계에서 펼친 지정연기(80%)와 학생부 교과성적(20%)을 고려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2023년 수시모집부터 정시로 합격자를 뽑던 연출 전공이 수시로 변경되었다. 1단계에서는 4분 내에 제시된 자료(이미지, 키워드 등)로 한 장면을 만들어 설명하는 구술 평가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해당 실기(60%)와 학생부 교과성적(40%)을 고려해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7분 이내에 영상 자료를 관람한 후 영상에 대한 비평 평가를 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대면으로 진행된 실기(80%)와 학생부 교과성적(20%)을 고려하여 최종 합격자가 선정된다. 연기와 연출 전공 모두 2022년 9월14일(수) 오전 10시부터 9월17일(토) 오후 6시까지 원서접수를 해야 하며 연기 전공의 경우 10월12일(수)부터 10월13일(목) 오후 5시까지 동영상을 제출해야 한다. 그 밖에 자세한 사항은 숭실대학교 입학처(iphak.ss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롤을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생태계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18학번 김민주 재학생

씨네21 최성열
- 주어진 이미지 카드를 조합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실기 고사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 입시 전에 이미지와 키워드를 랜덤으로 구성해 이야기를 만드는 연습을 몇번 했었다. 교수님들은 짧은 시간 안에 재기발랄한 서사와 장면을 떠올리고 그걸 잘 전달하는 친구들을 뽑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즉석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상황이나 인물에 대한 설정 같은 걸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성인식>이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고, <트레이드>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왓챠가 주목한 단편상’을 수상했다. 학과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나.

= 물론이다. 입학한 뒤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만큼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났다. 연출을 계속하고 싶다는 목표 하나만으로 들어왔는데 그 꿈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었다.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의 관계도 허물이 없고, 기수에 상관없이 선후배와 동기간의 교류도 원활하다. 자기 것을 발전시키면서도 영화 제작에서의 다양한 롤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우리 과가 굉장히 재밌는 생태계라고 느끼곤 한다. 내년에 입학할 신입생들과 이 흥미로운 생태계를 계속 같이 경험하고 싶다.

원하는 만큼 얻어갈 수 있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16학번 김유진 졸업생

씨네21 최성열
- 학생들이 연기와 연출 전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들었다.

= 나 역시 연기 전공으로 입학했지만 연출로 전공을 바꿔 졸업했다. 전공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학교에 오고 싶었던 이유였다.

- 졸업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나.

= 정말 다양한데, 연출 전공생은 크게 영화 현장으로 가느냐, 드라마 현장으로 가느냐로 갈린다. 일부는 뮤직비디오나 영상 미술 분야로 나가기도 한다. 연기 전공생들은 계속 오디션을 보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간다. 나의 경우 윤종빈 감독님의 <수리남>이 첫 상업영화 현장이었고 현재는 이충현 감독의 <발레리나>의 연출팀 막내로 일하고 있다.

- 학과 수업의 어떤 점이 현장에서 도움이 된 것 같나.

= 크리틱 수업의 판이 커지면 이런 현장과 비슷하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현장에서의 업무와 역할이 훨씬 크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학생 때 실습하면서 봤던 모먼트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경험 측면에서 학과 수업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 셈이다. 나는 학교에 있을 때 영화 내에서의 모든 롤을 익히려고 했었다. 입학 당시에 과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 장비들을 전부 다뤄보고 교수님들께도 최대한 많이 여쭤보려 했다. 숭실대학교는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현장 베이스의 실무진이라 열정이 넘치시고, 장비나 작업실도 잘되어 있고 동료들끼리 워크숍도 많이 진행한다. 그런 면에서 본인이 조금만 바삐 움직인다면 원하는 만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숭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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