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성지인 마슈하드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대다수의 연쇄살인이 그렇듯 이 살인에도 규칙이 있다. 피해자는 모두 순례지 주변을 서성이는 성매매 여성들이며, 이들은 스카프에 목이 졸린 뒤 검은 차도르에 감싼 모습으로 발견된다. 범인 사이드 아지미(메흐디 바제스타니)는 대범하게도 기자에게 시신의 위치까지 알려주면서 사회를 정화하는 사명을 수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범인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영화의 프로타고니스트는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다. 허술한 수사와 정부의 수상한 대처, 도처에 깔린 위협과 여성에 대한 적대감 속에서 라히미는 사이드를 붙잡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다.
영화는 살해 장면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보다 진정으로 공포스러운 것은 사이드가 체포된 이후 그의 범죄를 둘러싼 여론의 풍경이다. 사이드가 지극히 온당한 처형을 한 것이라며 그를 순교자이자 영웅으로 칭송하는 추종자들의 반응은 섬뜩함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꺼림칙한 것은 범인 사이드가 2000년 이란에 출몰했던 실제 살인마라는 사실이다.
알리 압바시는 실제 사건을 극적인 서스펜스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하기보다는 사건의 포악함을 충실히 드러내면서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작금의 이란이 처한 여성 탄압의 현실을 동시에 비출 수 있는 특수한 반영의 표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영화 속에서 종종 히잡을 벗고 짧은 머리칼을 드러내는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의 얼굴은 어떤 것의 존재감만으로 뾰족한 저항이 될 수 있음을 실감케 한다. 수없이 목 졸라도 질식시킬 수 없는 얼굴이 있다.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제75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