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아트 모양을 한 거대한 사랑을, 여러분들이 보내주셨다. 1월17일부터 1월31일까지 접수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팬아트 공모 프로젝트에 총 54명의 지원자로부터 99편의 작품이 날아왔다. 각종 일러스트와 만화,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의 초상화는 물론이고 엽편, 직접 만든 코스프레 의상, 다이어리 커버 등이 <슬램덩크>에 대한 애정을 대신 고백하고 있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처음 <슬램덩크>에 입문한 이들의 흥분과, 오랜 노스탤지어를 완벽히 보상받은 이들의 감격이 한데 뒤섞였다. 총 19편의 작품을 <씨네21> 지면에 싣고, 그중 10인의 참가자들에게 작은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스포츠 팬인 편집장의 아이디어로 독자 대상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팬아트 공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씨네21> 어느 월요일 아침 회의였다. 고백하자면 어쩌다 취재팀 내에서도 <슬램덩크>에 조예와 덕력이 가장 부족한 기자가 덜컥 담당이 되었다. 팬심 없이 팬아트를 다뤄선 안된다는 죄책감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재관람하고(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설 연휴에도 만석인 상영관에 들어서며 어떻게든 보고야 말겠다는 관객의 투지를 느꼈다) 틈틈이 만화책을 들췄다. 그러는 사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숨 막힐 만큼 생생하게 묘사된 존 프레스의 압박 속 송태섭이 완벽한 인생의 은유 같아졌고 그의 시야가 일순 뻥 뚫릴 땐 옆자리의 누군가와 손을 맞잡고 싶어졌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북산의 플레이에 어쩔 수 없이 설득당해 뒤늦게 응원에 나선 관중처럼. 전적으로 99개의 팬아트 덕분이다.
지면의 한계로 미처 다 싣지 못한 작품들이 많다. 그중 1978년생 <씨네21> 구독자 배상현님이 1993년 중학교 2학년 무렵 <슬램덩크> 9권에 실린 서태웅의 덩크슛 장면을 따라 그린 그림은 전체 응모작 중 최고의 빈티지상을 받을 만하고, 포효하는 강백호의 얼굴을 그린 초등학교 4학년생 이범준군은 최연소 타이틀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슬램덩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오래 지켜주시기를 바란다. 당신의 작품을 보여달라고 불쑥 요청한 것은 <씨네21>인데도 메일마다 외려 고맙다는 인사를 돌려주셨다. 옛 잡지들의 응모 코너를 떠올리거나, 각자의 손바닥에 새겨진 최고의 장면을 공유하는 편지, 혼자만 간직한 추억을 나눌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정말로 감사드린다. 2월1일 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의 오픈런 웨이팅 풍경까지 만들어내며 2023년 대중문화의 한 현상으로 자리 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흥을 이 지면에서 계속 이어가시기를.
참여해주신 분들
김성민 / 박예은 / 서시화 / 최성룡 / 장범석 / 억재 / 란트몬트 / 이필원 / 김수형 / 박수린 / 이세아 / 이범준 / 영은 / 김선도 / 황인웅 / 김민지 / 정재준 / sebastian / 혜진 / KIHOO / 강호 / 김도형 / 한요진 / 이상아 / 이주원 / 박동현 / 박정연 / 이충녕 / 김윤희 / 배상현 / 1130eunjung / nuri / 배혜린 / OO / 김주현 / 최하선 / 오주억 / 찬희 / 에코 / 공영찬 / 임재욱 / 수화 / 장하리 / 김지연 / 2479 / 만두 / 은평구송태섭 / 조응 / 채철수 / 한산하 / 이준우 / 영글다 / 윤 섬 / 황준수
*이어지는 기사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팬아트 공모 작품 소개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