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일본의 여섯개 미니시어터 추천작
2023-02-14
글 : 김수영

지역 기반으로 운영되며 독립적인 프로그램으로 다채로운 영화 공간으로 관객을 맞는 여섯개의 미니시어터와 그들의 추천작을 소개한다. 각 미니시어터가 해외 관객에게 추천한 두편의 독립영화는 ‘JFF+인디펜던트 시네마’(jff.jpf.go.jp/watch/independent-cinema)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➊ 미야기현 센다이시, 포럼 센다이(フォーラム仙台)

일본 동북부에 자리한 도호쿠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센다이시는 나무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녹지가 무성하다. 인기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고향으로 그의 소설 속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도호쿠 지역을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센다이시의 예술가들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당시의 기억과 삶의 변화를 기록해오고 있다. <숨의 흔적> 등 대지진 이후의 삶을 관찰해온 고모리 하루카, 세오 나쓰미 감독의 <이중 도시/ 새로운 땅의 노래>도 쓰나미에 휩쓸렸다 재건된 리쿠젠타카타의 삶을 조망한 이야기다. 후반에는 조조 히데오 감독의 <알프스 스탠드의 가장자리에서>가 상영된다. 고교 야구팀을 응원하는 소년 소녀의 모습을 그린 청춘 드라마로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일본에서 새로운 청춘 드라마의 탄생이라고 불릴 만큼 크게 흥행했다.

➋ 니가타현 조에쓰시, 다카다세카이칸(高田世界館)

다카다세카이칸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 하나로 1911년에 문을 연 뒤 2022년까지 111년 동안 관객을 맞았다. 오래전 영화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다카다세카이칸은 국가 유형문화재이자 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된 공간이다. 다카다세카이칸이 전반에 추천한 고바야시 시게루 감독의 <바람의 파문>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니가타현의 폭설 속 산악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로, 여기에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흔적이 담겨 있다. 자연재해와 불가항력의 날씨 속에서도 한결같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포착한 아름다움을 담았다. 후반에 공개되는 도요다 도시아키 감독의 <떨림>은 세계적 명성을 가진 다이코 극단의 퍼포먼스로 가득 채운 이색적인 음악영화다. 다른 분위기의 영화지만 두 영화 모두 니가타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➌ 군마현 다카사키시, 시네마테크 다카사키(シネマテークたかさき)

다카사키는 1987년부터 열리고 있는 다카사키 영화제로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도쿄의 영화 애호가도 자주 찾는 영화제로 이곳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오야마 신지, 스와 노부히로, 니시카와 미와의 초기작이 소개됐다. 시민과 지역사회의 주도로 운영되는 시네마테크 다카사키는 지역 영화제가 열리는 중요한 장소 중 하나다. 시네마테크 다카사키는 마에다 유키 감독의 <원더월:극장판>사코 다이 감독의 <밤을 달리다>를 추천했다. <원더월:극장판>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데뷔한 일본의 대표 시나리오작가 와타나베 아야의 각본으로, 교토의 전통 있는 기숙사의 존속을 둘러싼 학생과 대학의 갈등을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사코 다이의 심리 스릴러 <밤을 달리다>까지 두편 모두 일본 사회가 직면한 갈등을 사실적인 묘사로 담아낸 극영화다.

➍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시네마 잭&베티(シネマ·ジャック&ベティ)

유서 깊은 항구도시 요코하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천국과 지옥> 등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다. 1951년 요코하마메이가좌로 개관해 주로 일본영화를 상영했고 이후 1991년 시네마 잭&베티로 재단장했다. 2개의 상영관을 운영하며 한쪽에는 서양영화를, 한쪽에는 일본 국내영화를 상영했다. 2019년에는 항구도시라는 공통점을 가진 인천의 미림극장과 교류하며 공동으로 상영회와 토크쇼를 열기도 했다. 시네마 잭&베티가 추천한 영화는 오쿠다 유스케 감독의 <누군가의 꽃>쓰보타 요시후미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쩔 수 없잖아>다. <누군가의 꽃>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심리극이다. 가토 신스케, 요시유키 가즈코 등 주목받는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후반 작품의 <어쩔 수 없잖아>는 감독이 자폐증을 가진 삼촌을 이해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장애뿐 아니라 고령화와 사회적 돌봄 등 우리 삶 가까이에 있는 다양한 문제를 일상에서 조명한 작품이다.

➎ 오사카부 오사카시, 시네 누보(ヌーヴォ)

시네 누보는 오사카 영화 문화를 지탱하는 거점 중 하나로, 1997년 문을 연 이후 예술영화부터 일본의 젊은 감독의 최신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니시어터다. 오사카의 대표적인 예술단체인 이신하 극단의 마쓰모토 유키치가 디자인한 건물로도 유명하다. 시네 누보의 추천작은 요시가이 나오 감독의 <홋타마루-혼자 남겨져 쌓이는 것들>가토 사키 감독의 <우리 사이 거리>다. <홋타마루ꠓ혼자 남겨져 쌓이는 것들>은 일본 전통 가옥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요정의 이야기다. 뮤지션 시바타 사토코가 집주인을 맡아 독특한 춤과 음악 세계가 완성됐다. 요시가이 나오 감독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관객과도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고, 관람 시 사운드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토 사키의 <우리 사이 거리>는 옴니버스영화로 동거하는 두 여자가 집에서 겪는 엉뚱하고도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미묘함, 불안감, 친밀감 등 다양한 생활 감각을 영화로 담아냈다.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영화들이다.

➏ 오이타현 오이타시, 시네마5(シネマ5)

벳푸와 유후인 등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에는 오랫동안 터를 잡고 관객을 만나고 있는 미니시어터 시네마5가 있다. 미니극장은 주로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에서 운영되어왔지만 다이 하지메 매니저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일’을 해보고자 기존 영화관을 인수해 시네마5를 열었다. 예술영화전용 상영관으로 첫 번째 상영작은 빔 벤더스의 <베를린 천사의 시>였고, 2000년대 초 한국영화가 거의 상영되지 않던 시기에 <쉬리>를 상영해 크게 흥행시키기도 했다. 시네마5는 요시다 야스히로 감독의 <홀로서기-열다섯의 봄>도키타 요시아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꿈은 소의 수의사>를 선정했다. 고바야시 가오루와 오타케 시노부가 열연한 <홀로서기-열다섯의 봄>은 고등학교가 없는 미나미다이토섬에 살다 진학을 위해 본섬으로 이사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특한 지역의 기록이자 삶의 가능성을 둘러싼 부모와 딸의 시선을 공감할 수 있게 담아냈다. <꿈은 소의 수의사>는 수의사를 꿈꾸는 초등학생 소녀의 25년의 시간을 담아낸 도키타 요시아키 감독의 뚝심 있는 다큐멘터리다.

사진제공 일본국제교류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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