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의 일상 루틴
노희경 작가의 하루는 108배와 명상으로 시작된다. 이후의 시간은 가벼운 운동과 식사, 독서와 영상물 시청, 감각을 일깨우는 ‘느끼기’ 활동 등으로 채워진다. “자기 전까지 운동을 해요. 안 그러면 못 살겠어. 너무 아파서. 누워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려고 해요.” 본격적으로 드라마 집필에 들어가면 생활도 바뀐다. 아침 명상까지는 이전과 동일하다. 대신 식사하고 걷고 집필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보통 일은 오후 5시쯤 끝내요. 그렇지 않으면 밤에 심장이 심하게 뛰어요.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심장이 차분해지는 데 최소 4시간 많게는 6시간이 걸려요.” 젊어서 자주 하던 밤샘 작업을 이제는 더이상 하지 않는다. 일탈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할 때는 철저하게 생활을 지켜요. 만약 아파서 글을 못 쓰면 나 때문에 여러 사람 고생하니까. 일하면서 아프다, 힘들다 얘기하는 게 싫어요. 그런 말을 안 할 수 있는 건 이 루틴을 지키기 때문이에요. 좋은 루틴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커요. 현재에 집중하면 무의식이 일을 합니다.”
에필로그
노희경 작가의 팬인 후배 기자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후배를 본 그는 “이쪽에 와서 들어요. 거기선 잘 들리지도 않을 텐데. 지금 기운 없어서 목소리도 작은데”라며 먼저 사람을 챙겼다. 요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내심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나간 인터뷰 자리였지만 ‘스타 작가’가 건넨 배려에 걱정도 긴장도 녹아내렸다.
그는 매일 하루의 좋았던 순간을 숫자로 기록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어제는 좋은 감정이 7번이었고 나쁜 감정은 3번이었다는 식으로. 숫자로 기록하면 정확해지고, 순간순간의 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재밌는 건 대다수의 날이 좋은 날이 더 많다는 거예요.” 문득 이날은 노희경 작가에게 어떤 감정으로 기록되었을지 궁금했다. 자주 따뜻하게 웃어주었던 만큼, 부디 좋은 날로 기록되었기를. 결국 인터뷰는 팬미팅 행사로 마무리되었다. 질문을 모두 마치고 팬으로서의 마음을 전하고 조심스레 사진을 요청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