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2012년의 실제같은 현장감, ‘리바운드’ 제작 비하인드
2023-04-14
글 : 김수영

최약체 농구부가 이루어낸 기적을 담은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중앙고등학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영화다. 실화와 스포츠, 제작진은 이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했다. 당시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상황을 실제같이 구현하는 것, 그리고 관객이 마치 직관하듯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감독과 배우, 그리고 제작진이 머리를 맞댔다. “실제 선수들이 촬영장을 찾으면 의상, 분장, 미술팀뿐 아니라 배우들도 눈을 반짝거리며 달려가 질문했다. ‘그 경기할 때는 어땠어요? 어떤 신발 신었어요? 어떤 양말 신었어요?’”(이미경 미술감독) “실제 지명이 남아 있는 곳이라면 최대한 그 장소에서 촬영하기로 했다.”(박윤호 프로듀서) 그 원칙대로 영화는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2012년 5월 경기가 열린 강원도 원주치악체육관처럼 지명은 있지만 용도가 변경돼 당시의 모습을 구현할 수 없는 경우 대안 공간을 찾아 발품을 팔았다. 영화 속 공간 하나하나에 2012년의 실제 같은 현장을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고가 담겼다. <카터>의 문용군 촬영감독,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박윤호 프로듀서, <조제> <명당>의 이미경 미술감독에게 <리바운드>에 쏟은 디테일에 관해 물었다.

그때 그 부산중앙고

촬영을 위해 다시 제작한 10년 전 새시 출입문

“5년 전 부산중앙고 체육관은 ‘그냥 여기서 찍어도 되겠는데’ 싶을 만큼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이미경 미술감독) 외벽의 페인트나 마루에서 옛 모습이 그대로 묻어났고 중앙의 출입문도 옛 새시 그대로였다. 당시에는 영화 투자가 진행되지 않아 그대로 중단됐다. 시간이 흘러 2년 후 다시 부산중앙고를 찾았을 때는 체육관이 리모델링된 상태였다. “외관은 새로 페인트칠을 했고 문도 아주 좋은 새시로 교체됐더라. 다행히 외관만 바뀌었고 내부 시설물은 촬영하기 괜찮은 상태였다.”(박윤호 프로듀서) 원상 복구를 전제로 학교의 협조를 받아 예전 문짝을 새로 제작해 달고, 체육관 벽면의 질감도 다시 만들어냈다. 학교 주변에 새로 생긴 천 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도 CG로 지우고 예전처럼 산과 다세대 빌라가 둘러싸인 풍경을 구현했다. “지금의 관객은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감독님이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동문을 위해 당시의 동네 풍경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만들어내자고 했다.”(박윤호 프로듀서)

영화에 활용한 학교 소품의 디테일은 당시 기사보다 학교 자료실에서 많이 찾아냈다. “부산중앙고 자료실에 학교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보물찾기하듯 옛 앨범을 뒤져 2010년 당시의 학교 모습, 소풍 간 학생들의 모습을 찾았다. 학교 깃발이나 마크, 컬러, 소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료였다.”(이미경 미술감독) 강양현 코치(안재홍)가 처음 등장하는 창고는 자료실과 흡사한 느낌이 나지만, 실제로는 학교 밖 다른 공간에서 촬영됐다. “부산중앙고 체육관에 딸린 창고는 너무 작아서 폐교된 초중고를 찾아다녔다. 영화가 시작되는 첫 공간인 만큼 영화적인 설정을 더해 새로 세팅한 장소다.”(박윤호 프로듀서) “부산중앙고에서 빌려준 실제 자료를 옮기고 공간의 빛과 먼지를 활용해 미술적으로도 공들여 찍은 장면”(이미경 미술감독)이다.

인물과 정서를 반영한 공간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부산이라는 공간적 느낌을 더하고 싶었다. 부산의 포인트가 되는 장소에서 몽타주를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감독님에게 제안했다.”(이미경 미술감독) 강 코치가 혼자 술을 마시는 야외 포장마차의 경우 아무것도 없는 부두였지만 멀리 보이는 오징어배와 불빛 등의 느낌이 좋아서 새로 세팅한 장소다. “실제 선수들도 여기서 이런 느낌을 받았겠구나 싶은 곳들을 담았으면 했다.”(이미경 미술감독) 부산의 부두나 골목 등에 인물의 정서를 반영하려고 했다면, 강호(정건주)와 규혁(정진운)이 강 코치를 만나는 공간에는 두 캐릭터의 상황을 부여하고자 했다. “부산 온천동에 동호인과 시민들이 길거리 농구를 하는 장소가 있다. 강호가 일상 속 생활공간에서 농구를 즐겼다면, 규혁은 꿈을 포기하고 용돈벌이식으로 내기 농구를 한다. 어두운 분위기지만 대범한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 부산에서 바다가 보일 만한 야외는 다 찾아봤다.”(박윤호 프로듀서)

*이어지는 기사에서 <리바운드> 제작 비하인드가 계속됩니다.

사진제공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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