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어른이 되고 싶은 둘리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정작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둘리와 친구들은 미래를 더 빨리 만끽하기 위해 타임 코스모스를 타고 우주로 떠난다. 예기치 못한 깐따삐야 불시착, 독재정권과의 싸움, 엄마와의 만남과 이별까지, 영화는 명랑 만화가 갖춰야 할 A to Z를 영리하고 유연하게 이끌어간다. 그런 둘리가 올해로 마흔에 접어들었다. 정확히는 1억마흔살이다. 1983년 4월2일 만화 잡지 <보물섬> 첫 연재 이후, 1987년 KBS 애니메이션 방영, 1996년 극장판 개봉과 2009년 SBS <New 아기공룡 둘리>까지 둘리는 먼 여정을 우리와 함께했다.
극장판에서 유수에 흘러온 빙하를 두고 “무공해라꼬?”라는 대사를 외치던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를 만나 40년의 시간을 다시 되짚었다. 둘리가 자기 스스로 존재할 수 있도록, 세상의 파고에도 그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 수호자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40여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초기작과 미공개작을 함께 담았다. 김수정 작가의 짧은 설명도 흥미롭게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도봉구 쌍문동에 기억된 둘리를 간직한 둘리뮤지엄 신두영 관장이 둘리에 관한 비밀들을 풀었다. 이 특집은 둘리와 연결된 과거와 지금의 모든 어린이를 위한 연서처럼 제작했다. 나도 모르게 흘러버린 둘리의 시간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처럼, 독자들이 둘리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기억과 그리운 나날을 소환하기 바란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아기공룡 둘리> 40주년 기획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