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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앙코르’ ‘페드라’ ‘토니 에드만’ ‘제멋대로 떨고 있어’
2023-06-16
글 : 이보라 (영화평론가)

<앙코르>

시리즈온, 웨이브, 티빙 ▶▶▶▷

가족의 보물과도 같았던 형의 죽음 이후 그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재능을 인정받고 유망한 스타가 된다. 조니의 이야기는 영화 바깥에서 오랫동안 형 리버 피닉스의 그늘을 견뎌야 했던 호아킨 피닉스의 삶과도 자못 겹친다. 조니 캐시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의 일화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정겨우며, 무엇보다 실존 인물을 흠뻑 흡수하기보다 배우 본인들의 개성과 역할이 지녀야 할 특징의 경계에서 미묘한 매력을 드러내는 두 배우의 호연이 근사한 음악영화이자 전기영화다.

<페드라>

시리즈온, 웨이브, 티빙 ▶▶▶▶

고대 그리스의 파이드라와 히폴리토스 이야기, 그리고 이를 기원으로 삼은 17세기 프랑스의 장 라신을 따라 재해석된 줄스 다신의 <페드라>는 해운업계 집안의 딸 페드라가 자신의 이름을 딴 배를 출항시키는 기념식에서 시작한다. 그녀의 남편 타노스에겐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장성한 아들 알렉시스가 있는데, 그는 새엄마 페드라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둘의 관계를 회복시키고픈 타노스는 페드라를 알렉시스가 있는 런던으로 보내는데, 뜻밖에도 두 남녀는 서로를 욕망하는 사이가 된다. 두 인물의 은밀한 시선 교환, 물과 불의 이미지로 범벅된 장면들은 고전적인 관능성을 이끌어낸다.

<토니 에드만>

시리즈온, 웨이브, 티빙 ▶▶▶▶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뿌듯한 마음으로 귀가했을 영화인 중 한명일 잔드라 휠러. 그가 출연한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이 황금종려상을,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마렌 아데의 <토니 에드만>에서 휠러는 거짓말과 농담을 밥 먹듯 하는 괴짜 아버지를 둔 딸 이네스로 등장한다. 바쁜 생활에 지쳐 있는 이네스는 그의 장난에 장단을 맞추기가 어렵다. 영화 후반부, 아버지의 반주에 맞춰 <The Greatest Love of All>을 열창하는 장면에 감도는 괴상한 유머와 팽팽한 긴장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저 얼어붙는 마음과 박수 갈채를 보내고 싶은 손 사이에서 주춤거리게 만든다.

<제멋대로 떨고 있어>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

요시카(마쓰오카 마유)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줄곧 한 남자, 이치만을 짝사랑해왔다. 한편 그는 직장에서 자신의 구역을 거칠게 침범해오는 동료 니(와타나베 다이치)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요시카는 니로부터 사귀자는 얘기를 듣는다. 하필 이름까지 1(이치)과 2(니)를 뜻하는, 각각 과거와 현재의 두 남자 사이에서 요시카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갈팡질팡한다. <제멋대로 떨고 있어>를 보고 있자면 오오쿠 아키코가 연출한 드라마 <시쥬카라>를 보며 묘한 흥분을 느꼈다던 하스미 시게히코의 말이 슬쩍 납득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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