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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 시즌2’ ‘와일드 로즈’ ‘채플린’
2023-06-23
글 : 이유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넷플릭스, 웨이브, 시리즈온, 티빙 ▶▶▶

<길복순>의 전도연과 설경구 조합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이다. 박흥식 감독의 2000년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두 배우의 사이는 살벌함 없이 평범하다. 30대 설경구가 결혼하고 싶은 은행원 봉수를, 20대 전도연이 그런 봉수를 짝사랑하는 학원 강사 원주를 연기한다. 주인공 캐릭터를 선명하게 구축하고 에피소드를 섬세하게 매만진 각본과 감성 풍부한 연출이 돋보인다. 일상 속 조금 특별한 순간이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지금의 카리스마 대신 수줍은 미소를 장착한 젊은 시절 두 배우의 담백한 멜로 호흡이 빛을 발한다.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 시즌2

왓챠, 웨이브 ▶▶▶▷

‘걷고 먹고 멍 때리는’ <박하경 여행기>가 취향에 맞는다면 이 시리즈를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2022년작 <오늘 밤은 코노지에서> 시즌2는 찾아가고 먹고 음미하는 12부작 일본 드라마다. 시즌1 때와 변함없이 대학 선후배 사이인 케이코(나카무라 유리)와 요시오카(아사카 고다이)가 일어 코(コ)자 모양의 카운터가 특징인 코노지 술집을 탐방한다. 이번 시즌 들어 두 남녀의 커리어 고민과 애정 관계는 깊어졌다. 눈앞의 음식과 그걸 내어주는 주인장, 오래된 가게와 그곳의 단골 모두를 존중하는 태도가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편당 23분 내외로 시청에 부담이 없다.

<와일드 로즈>

시리즈온, 웨이브, 티빙 ▶▶▶▷

음악영화가 필요한 한여름이 왔다. 톰 하퍼 감독의 2018년작 <와일드 로즈>는 갓 출소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클럽 가수 로즈(제시 버클리)가 컨트리 가수란 꿈을 이루기 위해 컨트리 음악의 성지인 미국 내슈빌행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곤경 속에 놓인 주인공이 목소리 하나로 인생 역전하는 성공담의 유혹을 뿌리치기에 빛난다. 로즈에게 성공의 동아줄을 내려주되 그를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로즈가 끝까지 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인물과 거리를 둔다. 영화가 험난한 우회로를 선택해준 덕분에 관객은 주인공이 마이크를 잡는 순간만을 애타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채플린>

시리즈온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아이언맨으로만 알았다면 이 작품이 발견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리처드 애튼버러 감독의 1992년작 <채플린>에서 그는 첨단 슈트 대신 프록코트를 입고 찰리 채플린으로 분한다. 노년의 채플린이 자서전 담당 작가와 책 내용을 확인하며 자기 인생 전체를 회상하는 전기영화다. 극빈한 집안의 재능 있는 소년에서 시작해 4번 결혼하고 3번 이혼한 남자, 공산주의자로 오해받은 영국인, 무대와 스크린을 오간 위대한 예술가까지 인간 채플린을 다각도로 그려낸다. 그의 작품들의 작은 상영회로 끝맺는 결말이 반칙 같지만 밀려오는 감동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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