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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마당이 있는 집’
2023-06-30
글 : 소은성

넷플릭스, 티빙 / 플레이지수 ▶▶▷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마당이 있는 집>의 이야기는 주란(김태희)과 상은(임지연), 두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서울 근교의 주택으로 이사한 주란은 외부와 교류 없이 병원장인 남편과 중학생 아들, 그리고 커다란 집을 혼자 돌보며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마당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주란의 정체 모를 불안에 남편 재호(김성오)는, 죽은 언니의 기일이 다가오면서 예민해진 것뿐이라며 주란을 안심시키려 한다. 불안은 곧 의심으로 뒤바뀐다. 재호가 밤낚시를 가겠다고 집을 나선 날, 제약회사 직원 윤범(최재림)이 그가 향했던 낚시터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죽기 전 집으로 찾아와 재호에게 전해달라며 주란에게 낚시 가방을 건넸다. 재호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중에 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하지만, 주란은 그가 운전했던 차에서 낚시터의 흔적을 발견한다. 주란은 윤범의 죽음을 계기로 이야기의 다른 한축인 그의 아내 상은과 마주치게 된다. 상은은 좁은 집에 살면서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임신한 몸으로 일을 해야 하는, 주란과 명확히 대비되는 캐릭터다. 이 명확함은 어떤 모호한 점도 남겨두지 않으려는 대사들과 손쉽게 의미화를 의도하는 과장된 빛과 조명, 정보 전달을 위해서만 쓰이는 잦은 플래시백에서도 보이는 <마당이 있는 집>의 특징적인 요소다. 명확한 것들 사이에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은 주란의 불안이다. 불안마저 지시하는 데에 그치는 이미지는 이야기의 밀도를 떨어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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