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뤼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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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인 <카페 뤼미에르>는 명장 허우샤오시엔이 연출했다. 영화는 허우샤오시엔이 오즈에게 받치는 오마주라기보다는 뤼미에르적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김소영 평론가는 방향성이 없는 이 영화에 대해 여러 가지로 난맥이라고 평한 바 있다. 그 모습은 도쿄 히지리바시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과도 같다. 지도를 들고 대만 출신 작곡가 장원예의 흔적을 찾는 요코(히토토 요)와 녹음 장비를 들고 전철 소리를 녹음하는 하지메(아사노 다다노부). 두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영화는 교차하는 전철처럼 인물과 세계가 접촉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삶을 이야기한다.
<미드나잇 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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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오언 윌슨)은 약혼자 이네즈(레이철 매캐덤스)를 두고 파리의 길거리를 배회하다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차에 올라탄다. 도착한 곳은 1920년대 파리. 길은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자신이 존경하는 예술가들을 만난다.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백미는 오프닝 시퀀스다. 색소포니스트 시드니 베쳇의 <Si Tu Vois Ma M re>와 함께 파리의 풍경들이 지나간다. 이러한 낭만적인 풍경과 달리 영화에는 현재에 대한 불만족이 존재한다. 자정이 되면 과거로 향하는 차를 기다리는 길처럼 1920년대 사람도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한다.
<미드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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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나 힐의 감독 데뷔작인 <미드90>은 감독의 유년 시절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영화다. 영화는 스티비(서니 설직)가 형한테 얻어맞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형 방엔 스티비가 동경하는 90년대 미국 문화가 쌓여 있다. 스티비는 그것들을 체화한 멋진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형들을 동경하며 어울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16mm 필름 촬영, 힙합 음악, 패션 등 90년대를 완벽에 가깝게 복각한다. 위험천만하고 나쁜 짓들을 형들과 함께 도모하며 스티비는 소년의 티를 벗고 성장한다. 이외에도 영화는 또래 집단 내의 알력과 위계를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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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잘못 내린 남자(하성국)는 종로 일대를 배회하다 옛 연인(이명하)을 우연히 마주친다. 둘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진다. 남자는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여자 친구(정수지)를 만나 아까 걸었던 거리를 다시 걷는다. 김태양 감독의 단편 <달팽이>는 공간 속에서 ‘시간’을 그려낸다. 그 모습은 나선형의 달팽이 모양과 같다. 남자의 대사처럼 영화는 12시에서 12시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조금씩 어긋나며 나아가는 삶을 종로 일대를 걸으며 사유한다. 빠르게 변하는 서울의 풍경을 담은 이 영화는 다음 작품인 <서울극장>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