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극장 프로그램 ‘귀신을 본 적 있나요?’
영화관 밖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영화와의 만남을 시도할 수 있을까. DMZ영화제에서 진행되는 ‘비(非)극장 프로그램’이 답을 모색할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해당 이벤트에서 관객은 영상 설치 형식으로 익스팬디드 섹션 5편, 한국경쟁 섹션 1편을 만날 수 있다. 감독 알리스 브리고가 목격한 화제 현장이 담긴 <열렬한 타인>, 실제 탐사분과 픽션을 엮어 뱀파이어에 관한 구전 스토리를 구성한 킹가 미할스카 감독의 <뱀파이어, 비웃음거리가 아냐>, 아테네 거리와 인간의 장기, 점액 이미지를 기묘하게 결합한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감독의 <매우 긴 지아이에프>, 계급과 분열 등의 ‘질서’에 죽음을 선고하는 제인 진 카이젠 감독의 <이 질서의 장례>, 개인과 집단의 기억이 나열된 레이레이 감독의 <그 날, 강 위에서>, 배트남전쟁의 흔적을 따라가는 정여름 감독의 <조용한 선박들> 등이 상영된다. 민간인통제구역 내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캠프그리브스에서 9월14일부터 20일까지 총 7일간 하루에 2회씩 진행되며, 영화제 공식 사이트의 예약 페이지(https://bit.ly/44AGfn4)에서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기획전 ‘메모리얼 이강현’
올해 DMZ영화제에서는 지난 3월 작고한 이강현 감독의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강현 감독은 혁신적인 연출과 탐구로 한국 다큐멘터리계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창작자다. ‘메모리얼 이강현’에선 그가 연출한 세편의 영화, <파산의 기술記述>과 <보라>, 극영화 <얼굴들>을 상영한다. 그 밖에 상영작으로 선정된 김경만 감독의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에선 이강현 감독이 배우 허성호와 함께 등장해 2007년 12월의 대선 개표방송을 보며 나눈 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강현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프로젝트 또한 이번 자리를 빌려 공개된다. <지도를 만드는 사람>(가제)은 2016년, 이강현 감독이 제작지원·펀딩을 위해 제작한 8분 분량의 트레일러·이미지 예시 영상으로 지도를 만들기 위해 여러 장소를 측량하는 인물의 뒤를 좇는다. 기획전과 연계해 감독 조현철, 신이수, 유지영, 김경묵, 윤성호, 배우 백수장 등 여러 분야의 동료들의 글을 모은 소책자 발간도 예정돼 있다. DMZ영화제 프로그램 선정위원회는 ’메모리얼 이강현’ 기획전이 “고인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넘어 21세기 한국 독립영화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의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