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감독 가와구치 도시오 / 원작 우라사와 나오키, 데즈카 오사무 / 플레이지수 ▶▶▶▶
세계에 ‘로봇인권법’이 제정됐을 정도로 로봇 기술이 발달한 시대. 인간과 로봇은 서로를 존중하며 공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많은 이들의 존중을 받던 한 로봇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평화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고성능 형사로봇 게지히트가 사건을 맡는다. 그는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무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자신을 비롯한 일곱대의 세계 최고 로봇들이 범인의 타깃이라는 것이다. 이에 게지히트는 그중 가장 인간에 가깝게 진화한 로봇인 아톰을 찾는다.
<플루토>는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가 2009년 완결한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8부작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은 데즈카 오사무 작가의 <우주소년 아톰>의 한 에피소드를 토대로 창작된 것으로, 일본에서 각종 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숨은 명작으로 알려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플루토>는 형사물의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본질적으론 인간다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인간을 절대 죽일 수 없도록 세팅된 로봇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이 ‘인간적인 로봇’을 오류로 치부하여 폐기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 완벽히 인간을 모사하는 데 성공한 ‘궁극의 로봇’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 이제 막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쥐어졌던 시기에 때이른 일침을 날렸던 <플루토>는, 지금 AI와의 공존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우리에게 나타나 다시 한번 안녕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