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성실하게, 뚝심 있게, <독전2> 조진웅
2023-11-23
글 : 임수연

<독전2>는 <독전>에서 마약 조직의 보스를 쫓던 형사 원호(조진웅)가 브라이언(차승원)을 체포하고 진짜 ‘이 선생’을 만나는 노르웨이로 떠나기 전, 그 중간 이야기를 다루는 미드퀄이다. <독전2>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조진웅은 “1편의 연결이 튄다고 느껴지지도 않은 데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막상 시나리오가 나온 후 그의 마음은 달라졌다. “원호는 이 선생을 잡아야 한다는 집념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게 열정이 넘쳤던 형사가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푸석한 얼굴을 보여준다. 왜 이렇게까지 사람이 건조해졌을까?” 그렇게 <독전2>는 원호가 더이상 얻을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르웨이에 가야만 했던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아마 원호는 노르웨이에 감으로써 죽은 이들의 원혼을 풀었을 것이다. 그를 억눌렀던 고통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지만 마냥 행복한 감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독전2>를 마치고 정말 먹먹했다. 인간 조진웅에게도 질문하게 됐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연기하는 것일까? <독전2>를 통해 원호를 짓눌렀던 트라우마를 해방시키면서 나도 영화를 자연스럽게 떠나보낼 수 있었다.”

작품을 넘어 실제 배우의 삶도 반추하게 했던 <독전2>는 조진웅에게 “옷장 정리를 하다가 예 전에 맵시 있게 입었던 아주 멋있는 옷을 발견해서 다시 꺼내 입은” 것 같은 작품이다.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떠올랐기 때문에 5년 만의 속편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생소하거나 어렵진 않았다. “원호는 1편과 2편을 잇는 정확한 관통선을 갖고 있다. 나는 그것을 뚝심 있게 지켜가며 연기하면 됐다.” 동시에 극 중 원호는 두드러진 캐릭터성을 가진 브라이언이나 큰칼(한효주), 락(오승훈)을 성실히 받쳐주는 롤을 수행한다. 조진웅은 “묵묵히 소임을 다하면서 <독전2>가 던지는 메시지를 잘 만들어 관객과 나눈다는 기능적인 역할을 한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새로운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감독과 스탭을 믿고 자연스럽게 합의점을 찾아나갔다. 이같은 태도는 조진웅이 신인 시절 <강적> 현장에서 만났던 선배 박중훈이 “배우가 현장에서 해야 할 세 가지 일은 스탭들을 하루에 세번 웃기는 것”이라 건넨 조언을 지금까지 새기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야구에서 주자가 만루일 때 반드시 홈런을 쳐야 하는 것처럼 배우가 숏을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항상 존재한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미 완벽한 세팅을 끝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야 한다. 배우는 현장의 꽃인데 꽃이 시들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겠나.” 성실하게 준비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되 실전에서는 다 같이 경직되지 않도록 힘을 쏟는 것, 조진웅이 <독전> 시리즈를 아우르는 중핵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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