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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운수 오진 날’
2023-12-01
글 : 남지우 (객원기자)

티빙 / 감독 필감성 / 극본 김민성, 송한나 / 출연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 / 티빙 / 플레이지수 ▶▶▶▷

교통사고, 실패한 수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후유증을 남긴다. 감정을 상실하자 <비밀의 숲>의 황시목(조승우)은 검사가 됐고, <Dr.브레인>의 고세원(이선균)은 뇌과학자가 되었다. 그러나 금혁수(유연석)는 연쇄살인마가 되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기로 한다. <운수 오진 날>은 금혁수가 다수의 살인을 저지른 뒤 묵포로 가 밀항을 시도하는 하룻밤의 이야기다. 살인의 종결인가, 잠시 멈춤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택시 운전사 오택(이성민)은 이 불쾌한 여정에 자신도 모르게 동참한다.

피 맛에 미친 늑대와 속절없이 쫓기는 착한 양의 구도는 익히 보아왔다. 특히 살인마와 택시 운전사의 뜻하지 않은 동행이라는 로그라인은 마이클 만의 걸작 <콜래트럴>을 빼닮았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왜 다시 한번 영상화되어야 하는가? 배우 이성민과 유연석은 연기로 그것에 답한다. 택시라는 폐쇄된 공간. 두 사람은 입말이라는 리듬에만 의존해 서스펜스를 추동한다. 유연석의 수다쟁이 살인마 캐릭터는 타란티노의 그것과도 같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음악감독 김태성의 사운드 또한 인상적이다. 유의할 점은 <운수 오진 날>은 범죄 드라마로서 ‘악의 마음을 읽는’ 것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혁수라는 미지의 악이 행하는 슬래셔를 요란스레 전시한다는 것이다. 외과 레지던트로 해부학을 이해하는 혁수의 살인 방식은 정밀하고 고어하며, 피해자들은 정말로 피떡이 된다. 10부작 중 6편을 먼저 공개했으며 오는 12월8일, 파트2 전편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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