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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리빙 네버랜드’ ‘플레져’ ‘페어플레이’ ‘이블린’
2023-12-01
글 : 남지우 (객원기자)

<리빙 네버랜드>

왓챠 / 플레이지수 ▶▶▶▶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 학대 혐의를 둘러싼 지난 35년은 법정 싸움, 거짓 증언, 유해한 보도 행태와 일부 팬들의 집단 린치로 얼룩졌다. 그동안 피해자 제임스 세이프척과 웨이드 롭슨은 45살, 40살의 중년이 되어 10살, 7살의 고통에 대해 말하고 또 말한다. <리빙 네버랜드>는 2019년 <HBO>에서 방영된 후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리빙 네버랜드>는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마음뿐만 아니라 그들의 증언을 경유해 가해자의 심연을 어루만지기까지 한다. 인류 최고의 팝스타이자 소아성애자인 그는 평생 외로웠다. 이것이 인간인가? 영화는 이것 또한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플레져>

왓챠, 티빙, 웨이브, 시리즈온 / 플레이지수 ▶▶▷

니냐 티버그의 <플레져>는 포르노 현장의 신음을 보이스 오버로, 촬영을 위해 음모를 제모하는 모습을 깊은 클로즈업으로 담아낸다. 포르노 스타가 되고자 스웨덴을 떠나 LA로 온 벨라 체리(소피아 카펠)의 몸과 음성이다. <머니샷: 폰 허브를 말하다>와 같은 다큐멘터리는 북미의 거대 포르노 산업이 합법이라는 틀 안에서도 노동자의 인격에 생채기를 내며 범죄에도 취약한 구조임을 폭로했다. 이 문제의식의 연장에서 <플레져>가 탄생했다. 작품을 본 후에는 여성의 성공 욕망, 그리고 시스템의 비인간성 사이에서 무엇을 연민하고 비판해야 하는지 피아식별하게 될 것이다.

<페어플레이>

넷플릭스 / 플레이지수 ▶▶▶▷

‘하남자’란 ‘상남자’의 반대에 선 새 시대의 인격으로, 만화가 주호민이 인터넷 방송에서 사용하면서 자주 쓰이게 된 말이다. <바비>의 라이언 고슬링,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가여운 것들>의 마크 러펄로의 공통점은 타인을 질투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파괴하는 하남자라는 데 있다. 에런라이크가 연기한 루크 역시 하남자로 뉴욕의 헤지펀드사에서 일하는 약혼자 에밀리(피비 디네버)가 자신보다 먼저 승진하자 관계의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남자는 위, 여자는 아래라는 무의식이 드러나고 현실이 그것을 전복하는 순간, 한 남성의 소중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만다.

<이블린>

넷플릭스 / 플레이지수 ▶▶▶▶▷

사랑하는 남동생이 13년 전 자살했다. E,V,E,L,Y,N, 이블린. 그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 고통이 몰려온다. <화이트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감독 올랜도 폰 아인지델은 오랫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족, 친구들과 5주간의 도보 여행을 떠난다. 여행 끝에 깨달은 삶의 진실마저 실로 가혹하다. 우리가 터놓고 얘기를 한다고, 고통이나 상처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이 고통은 평생 남을 거라는 것. 잔인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위로가 된다. 괜찮아질 수 없다면, 괜찮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삶이 다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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