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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모래에도 꽃이 핀다’
2024-01-05
글 : 남지우 (객원기자)

<모래에도 꽃이 핀다>

넷플릭스, 티빙, 지니 TV / 12부작 / 연출 김진우 / 출연 장동윤, 이주명, 김보라, 이주승, 윤종석, 이재준/ 공개 2023년 12월2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포스트 우영우는 어디쯤?

씨름의 고장 거산. 장사 타이틀 한번 달지 못한 서른둘의 씨름 선수 김백두(장동윤)는 은퇴를 결심한 첫날, 옛 단짝 친구 오두식(이주명)을 만난다. 반가움을 표하는 백두에게 두식은 자신은 이 동네에 살던 오두식이 아니라 새로 이사 온 오유경이라 소개한다. 두식 혹은 유경의 정체를 둘러싸고 백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돌아보며 혼란에 빠지는 한편, 마을 저수지에서는 타살로 의심되는 차량 추락 사건이 발생한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무해한 호감형 캐릭터인 백두를 필두로 두식/유경이라는 인물의 젠더를 교란하며 흥미롭게 시작한다. 지방 소도시의 사사로운 일상사와 기묘한 범죄 사건을 병치하는 스토리텔링은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이미 전개되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외지인의 등장과 함께 증폭되는 미스터리, 사건을 쉬쉬하는 경찰의 직무 유기와 같은 디테일도 마찬가지다. 공식의 변주인가, 뻔한 반복인가에 대한 판단을 일단 중지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장동윤의 편안한 연기만큼은 시청에 대한 보상이 되어준다. ‘스타 캐스팅보다 대본에 집중하게끔 스트리밍 시대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향후 회차를 보다 너그럽게 기다려볼까 하다가도, 누구보다 빠른 판단을 내리고 이동하는 요즘 시청자를 붙잡아두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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