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HBO>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가 시즌4 <트루 디텍티브: 나이트 컨트리>로 지난 1월14일 팬들을 찾아왔다. 지금까지 시리즈를 관장하던 닉 피졸라토 대신 멕시코 출신 작가 겸 여성감독 이사 로페스가 시즌4의 연출과 각본, 총괄 제작을 담당했다. 알래스카주 가상 도시 에니스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룬 이번 시즌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초자연적인 내용도 다룰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에는 지난 1991년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조디 포스터가 다시 한번 수사관으로 출연한다. 포스터가 맡은 리즈 댄버스 경찰서장의 수사 파트너인 나바로 역으로는 권투 챔피언 출신 신인 여배우 케일리 리스가 출연한다.
메인 쇼러너와 주인공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서일까. 일부에서는 시즌4에 ‘페미니즘 찬가’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부제인 ‘나이트 컨트리’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지 않고 <트루 디텍티브>라는 시리즈의 인기를 업고 나왔다는 의견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젠더적 반감에도 불구하고 시즌4 또한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이 눈에 띈다. 60일간 계속되는 알래스카주의 칠흑 같은 어둠을 표현하는 카메라 구도와 촬영부터 점점 이상해지는 사람들의 모습, 오래됐지만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감추기 위해 몸과 마음을 중무장한 주인공들까지 극 전체에 재미와 미스터리를 더한다. 새로운 시즌의 웰메이드 <트루 디텍티브>가 완성된 것이다.
과학 리서치 센터에서 근무하던 8명의 남자 과학자들이 실종된다. 수년 전 미결 사건으로 남은 한 알래스카 원주민 운동권 여성의 살인 사건이 함께 연결되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댄버스와 나바로가 다시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로페스 감독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는 조디 포스터가 출연한 <양들의 침묵>, 82년작 <더 씽>, 95년작 <세븐>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극 중 알래스카의 이누이트 문화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를 고용해 눈길을 끈다. 특히 나바로 역의 케일리 리스는 권투 선수 시절부터 원주민 인권운동에 참여하고 있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수사관으로 돌아온 포스터는 여전히 열성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그가 맡은 댄버스는 능력이 뛰어난 수사관이지만 현실과 오랫동안 타협해온 인물로서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터의 또 다른 변신을 지켜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