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TREAMING]
[OTT 추천작] ‘더 키친’ ‘해즈빈 호텔’
2024-01-26
글 : 김현승 (객원기자)

<더 키친>

넷플릭스/ 감독 대니얼 컬루야, 키브웨 타바레스/ 출연 케인 로빈슨, 여다야 배너맨, 호프 익포쿠 주니어 / 공개 1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흑인 사회 이슈를 근미래로 옮겨놨을 뿐

아침 7시를 알리는 라디오 소리에 아이작(케인 로빈슨)은 눈을 뜬다. 그가 사는 런던 주택 단지 ‘더 키친’은 홍콩의 옛 구룡채성을 연상시키는 고층 슬럼가이다. 약탈을 일삼으며 살아가는 이웃들과 다르게 아이작은 장례업체 ‘Life after Life’의 건실한 직원이다. 하루빨리 이곳을 탈출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은 그는 우연히 벤지(여다야 배너맨)라는 소년을 만난다. 죽은 소년의 엄마와 친분이 있는 아이작이 소년을 집에 들이며 유사 가족 같은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다. <더 키친>은 <겟 아웃> <놉>으로 잘 알려진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흑인 사회 이슈를 다루지만 안타깝게도 그 깊이가 한없이 얕아 공감을 이끌어내진 못한다. 근미래로 설정된 시대적 배경은 매끄럽지 못해 걸림돌이 되고 만다. 형형색색의 홀로그램이 스크린 곳곳에서 번쩍이지만 정작 서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같은 해 제작된 넷플릭스 시리즈 <어 사우전드 앤드 원>과 비교하면 실패의 원인이 더욱 명확해진다. 전자는 90년대 뉴욕 할렘가를 배경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흑인 공동체가 갖는 의미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이에 비하면 <더 키친>이 그려낸 공간은 흑인 사회를 근미래로 옮겨놨을 뿐 어색함을 감출 수 없다.

<해즈빈 호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 8부작 / 연출 비비안 메드라노/ 출연 스테파니 베아트리즈, 알렉스 브라이트만, 키스 데이비드 / 공개 2024년 1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지옥 공주님의 2% 아쉬운 매운맛

첫 여성 인류 릴리트는 아담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고 타락 천사 루시퍼와 사랑에 빠진다. 결국 지옥에 떨어진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한다. 천사들은 어둠의 세력이 커질 때마다 ‘인구 조절’ 목적으로 병사들을 보내 죄지은 영혼들을 학살한다. 릴리트와 루시퍼의 딸 찰리는 죄인들이 구원받을 수 있는 ‘해즈빈 호텔’을 지어 왕국을 지키려고 애를 쓴다. 일말의 양심도 도덕도 없는 동료들과 함께 지옥 공주님의 희망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A24 제작사의 첫 애니메이션 시리즈 <해즈빈 호텔>이 공개되자 적지 않은 관객들이 충격에 빠졌다. 발칙하고 참신한 발상이 A24의 매력이라지만 제작자 빕지팝이 선보인 이번 작품은 훨씬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살인광 악마와 포르노 스타 등 자극적인 캐릭터들이 연신 거칠게 욕설을 내뱉는다. 모든 에피소드에서 살인과 폭력이 일어나며 핏빛으로 가득하다. 아쉬운 점은 표현 수위에 비해 주요 사건들은 어린이용 만화에 가깝다는 것이다. 도파민에 중독된 관객이라면 이 ‘가짜 매운맛’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캐릭터마다 톡톡 튀는 효과음과 글리치한 비주얼이 개성 넘치는 작품이다. 성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사탄들의 인상적인 노랫말이 귀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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