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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더 뉴 룩’, ‘썬코스트’
2024-02-23
글 : 남지우 (객원기자)

<더 뉴 룩>

Apple TV+ | 10부작 / 연출 토드 A. 케슬러, 쥘리아 뒤쿠르노, 제러미 포데스와 / 출연 벤 멘덜슨, 쥘리에트 비노슈, 메이지 윌리엄스, 존 말코비치 / 공개 2월1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바보야 문제는 영어야!

나치 정권 아래의 프랑스 파리. 생계형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벤 멘덜슨)는 식량을 배급받으며 연명한다. 설상가상으로 동생 카트린(메이지 윌리엄스)이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독일군의 추적을 받는다. 한편 프랑스 쿠튀르를 선도하는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 활로를 모색한다. 피에르 발망은 징집되고, 코코 샤넬(쥘리에트 비노슈)은 거물급 나치 장교와의 염문에 휩싸인다. <소프라노스>와 <블러드라인>을 쓴 동시대 최고의 TV드라마 작가 토드 A. 케슬러의 지휘 아래 <더 뉴 룩>이 탄생했다. 케슬러와의 협업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벤 멘덜슨이 주연하고 <티탄>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쥘리아 뒤쿠르노가 최소 한편의 에피소드를 연출한다. 작품의 모든 면면이 시청자를 흥분케 하는 가운데 프로덕션의 가장 큰 패착은 언어다. 1930년대 프랑스 오트 쿠튀르가 영어로 범벅된 모습은 소련을 배경으로 한 <HBO> 드라마 <체르노빌>을 영어로 보아야 했을 때만큼의 인지 부조화를 일으킨다. <파친코>를 통해 비영어·다국어 작품에 열린 모습을 보여주었던 Apple TV+의 선택이기에 더욱 아쉽다. 명품 플랫폼의 위상은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썬코스트>

디즈니+ | 영화 / 감독 로라 친 / 출연 니코 파커, 로라 린니, 우디 해럴슨 / 공개 2월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미국 10대 이야기로 <유포리아>보다 나은 점이 없다

2005년 여름. 10대 소녀 도리스(니코 파커)는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오빠를 선코스트로 옮긴다. 오빠가 죽어갈 평화로운 호스피스 병원 밖에서는 시위가 한창이다. 급식 튜브 제거를 요청한 테리 코스트라는 환자의 생존권을 주창하는 강성 생명윤리주의자 폴(우디 해럴슨)도 그중 하나다. 죽음을 앞둔 아들을 지켜보는 고통을 과격한 히스테리로 분출하는 엄마(로라 리니), 술과 마약, 섹스의 유혹으로 가득한 학교, 그리고 폴과의 예상치 못한 우정 속에서 도리스는 오빠와의 마지막 여름을 보낸다. <플로리다 걸스>에 출연하고 다수의 TV드라마를 집필한 로라 친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오빠에게 바치는 자전영화인 <썬코스트>는 올해 선댄스영화제 미국 장편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경쟁작들보다 빠르게 선점·배급된 것을 보면 다재다능한 감독 로라 친의 스타성이 미국에서는 인정받는 듯하다. 그러나 <차차 리얼 스무스> <스크래퍼> 등 걸출한 성장 서사를 거의 매년 배출하는 선댄스라는 점에서, 그 후광을 업고 눈 높은 시네필을 사로잡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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