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호메이>는 현 베냉이 자리하고 있던 다호메이 왕국에서 프랑스가 약탈해간 유물 수천점 중 26점을 반환하는 과정과 이후 베냉에서 벌어진 논쟁을 담고 있다. 파리의 자크 시라크 박물관에서 베냉의 아보메 박물관으로 옮겨진 유물의 이야기는 이번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 약탈 문화재 반환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다. 나는 10여년 전 세네갈에서 문화재 반환 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했었다. 문화재 반환은 프랑스 식민지 역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동반됐던 폭력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보여주려 했다. 이는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고 작품을 통해 그것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긴 하다. 내가 전달하려는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이 문화재는 식민지 시대에 자행됐던 폭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문화재가 여행을 한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 영화를 위해 여행이란 형식을 빌렸다. 처음 이 영화를 구상할 때는 극영화를 생각했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문화재 반환을 통보할 당시 나는 그 문화재들이 실제로 반환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었다. 소송과 재판만 20~4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문화재 반환을 실제로 내가 살아서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논픽션 극영화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 유물이 스스로 이야기하는 형식도 독특하다.
= 나는 약탈과 이 예술품의 모험에 대한 이야기, 미래로 향하는 이야기를 상상했고 그 과정에서 영감을 받았다. 신문에서 문화재 반환에 대한 뉴스를 읽자마자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유물의 시각에서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원래 유물들의 여행에서 이야기가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젊은이들을 이 문화재와 연결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유물과 젊은이의 만남은 곧 자신의 조상과 자신의 역사와의 만남이다. 유물들의 귀환과 이를 맞이하는 젊은이들이 여러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는 장면도 영화의 중요한 요소다.
- 7천개의 유물 중 26개만이 베냉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더 많은 유물들이 계속 반환될 수 있을까.
= 마크롱 대통령이 26개의 유물들을 반환했지만 현지에선 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우리의 역사는 서구의 역사적 관점에서만 서술되고 전해졌다. 자긍심을 일으키는 역사는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이 유물들은 베냉 민족을 상징한다. 26개의 유물이 반환됐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형이상학적이고 영적인 차원의 것이다. 이 유물들이 어떻게 다시 그 땅에서 재통합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내 영화가 26개 유물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정신을 현재 베냉 민족에 되돌리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