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가 전부가 아니다. 극장으로 향하는 과정, 대기하는 동안의 상념 혹은 동행인과의 대화, 타인과 함께 영화와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상영관에서의 시간, 돌아가는 길에서의 생각 정리 혹은 잡다한 수다까지. 극장을 오가는 장소적 경험은 영화의 부분을 차지하고 때론 극 내용을 압도해 영화 자체가 되기도 한다. 영화 굿즈숍 같은 또 다른 물리적 공간을 통해서도 영화는 긴 생명력을 얻는다. 그 안에서 사운드트랙 앨범과 포스터, 피규어 등을 만져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감각적 경험은 영화와 더 깊은 관계를 맺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의류와 화장품, F&B 업종이 선도한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영화와 시리즈도 지난해 추석 시즌부터 팝업존 마케팅에 뛰어든 상황에서 <씨네21>은 관련 기획 기사를 통해 물리적인 영화 공간에도 주목해왔다. 그래서 지난 2월29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옛날 영화 상영 극장 ‘무비랜드’를 발 빠르게 찾고, 4월이면 개업 1주년을 맞이하는 국내 최대 영화 굿즈숍 ‘마이페이보릿’도 방문했다. 무비랜드의 극장주인 모춘과 소호, 마이페이보릿의 신현이 대표를 만나 영화 일을 하는 낭만 대신 현실적인 고충에 관해 물었다. 하루하루가 고비지만 공간이 주는 힘을 믿는 이들의 씩씩한 운영기를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장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페이지도 함께 실었다. 그리고 꽃피는 봄, 두곳에 직접 발걸음해보길 권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신 영화공간 기획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