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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 ‘셜리 치점’
2024-03-29
글 : 김현승 (객원기자)
글 : 이유채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

Apple TV+ | 10부작 / 연출 아베 실비아, 스테파니 랭, 테이트 테일러 / 출연 크리스틴 위그, 조시 루카스, 로라 던, 앨리슨 제니, 레슬리 비브 / 공개 3월2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솔직함과 천박함 사이에서

맥신(크리스틴 위그)은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아는 여성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세계 최고의 상류 클럽 ‘팜 로얄’의 여왕 자리를 꿈꿔왔다. 거짓말을 보태며 자신을 한껏 뽐내보지만 진짜 상류층들 눈에는 어림도 없다. 그러나 의기소침해질 그녀가 아니다. 특유의 넉살로 허영덩어리들과 가까워지는 데 성공한 맥신은 조금씩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간다.

<팜 로얄: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줄리엣 맥대니얼의 데뷔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겉과 속이 다른 상류층의 속물적인 면이 가감 없이 드러나며 발칙한 웃음을 자아낸다. 화려한 옷과 장신구에 집착하는 인물들과 ‘시즌 여왕’이라는 설정은 2000년대 미국 하이틴물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전개되면서 단순했던 주인공의 욕망은 점차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트로피 와이프’ 노릇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그녀가 여성 운동가들과 화합을 이뤄가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틴 위그, 로라 던 등 내로라하는 여성 스타들의 우아한 패션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3월20일 3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됐고 매주 한편씩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셜리 치점>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존 리들리 / 출연 레지나 킹, 테런스 하워드, 루카스 헤지스 / 공개 3월22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명대사의 향연, 그러나 인물이 안 보인다

1968년 미국 의회에 파란이 일었다. 선출 의원 435명 중 11명이 여성이었고 5명이 흑인이었지만 흑인 여성은 한명도 없었던 그해, 셜리 치점(레지나 킹)이라는 교사 출신 여성 흑인이 뉴욕 제12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에 선출된 것이다. 셜리 치점은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쓰기로 결심한다. 197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지만 자금을 모으는 것도, 가족의 지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아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셜리 치점>은 셜리 치점의 선거 캠프 24시다. 그가 미 전역을 돌며 선거 유세를 펼치는 동안 겪는 수많은 역경과 찰나의 기쁨을 담아낸다. 뛰어난 정치인의 면모뿐만 아니라 아내, 언니로서 가족들과 불화했던 그가 점차 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인간적인 모습에도 주목한다. 그러나 <셜리 치점>은 전기영화로서도 선거영화로서도 미미한 족적을 남긴다. 특히 치점 스스로도 최대 무기라고 밝힌 연설이 이 영화에선 전혀 살지 않는다. 연설 장면들이 실존 인물의 아우라에 기대고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연출로 모두 같게 느껴진다. “우리의 의지가 새로운 미국을 만들 수 있다”고 선언하는 순간조차 그래서 밋밋하다. 관용과 포용이라는 그의 정치 철학을 설명적 대사로 흘려보내는 방식 또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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