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과의 만남 당일, 김창완이 책처럼 라디오처럼 오늘의 아침 안부를 글로 물었다. 그가 <씨네21>에 전한 지난밤 꿈 이야기와 아름다운 아침을 맞은 소감을 그대로 전한다.
눈을 번쩍 뜨고 내 방의 모기장 안인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안심을 했다. 친구들과 비행기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 중이었다. 비행기는 격납고 안에 있었다. 일행은 서너명이었는데 모두 다 타자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사진 격납고를 비행기가 질주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조종사가 비행기를 뒤집었다. 좁은 격납고 안에서 비행기가 뒤집힌 채로 미끄러졌다. 조종사한테 왜 이러냐고 했더니 이렇게 격납고 안에서 뒤집어봐야 비행기가 안전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비행기를 뒤집었다. 다시 비행기가 제 위치로 오니 콩알만 해졌던 간이 대추만 해지면서 안심이 되었다. 푸른 하늘을 날아오를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앞을 보니 격납고 문이 잠겨 있었다. 비행기는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눈을 감고 아멘을 외치는데 조종술이 대단한 기장이 급브레이크를 잡아서 문 앞에 겨우 설 수 있었다. 내려서 문을 열려고 다가갔는데 문이 커서 혼자는 도저히 양쪽 문을 열 수가 없었다. 못 열겠다고 하니까 조종사 양반이 답답하다는 듯이 한쪽 문만 열면 양쪽으로 활짝 열린다고 가르쳐주었다. 거대한 철문 위의 건자재 창고에나 붙어 있을 법한 엉성한 걸쇠를 잡아당기니까 양쪽으로 문이 활짝 열렸다. 나는 왼쪽 문짝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형국이 됐고 비행기는 쏟아져 내렸다. 졸지에 버스터 키턴이 됐다. 겨우 활주로까지 왔는데 잠깐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누구 한 사람이 더 타야 하는데 그 사람이 140kg이 나가는 거구라 그가 타면 비행기가 못 뜰 것 같다고 다들 걱정하는데 기장이 이 비행기는 6인승이라서 끄떡없다고 했다. 나는 타기 싫어서 화장실이 급하다고 화장실로 도망갔는데 사람들이 거기에 다 모여 있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니 꿈 바깥이었다. 오늘 오전은 <씨네21> 영화잡지 인터뷰가 잡혀 있다. 손님 맞을 준비나 해야겠다.